[한국농어민신문 이기노 기자] 

지난 11일, 고 이경해 열사 20주기 추모식이 전북 장수군 한국농업연수원에서 개최됐다. 1부 추모식에 이어 이경해 열사 가족, 안호영 국회의원, 최훈식 장수군수, 장정복 장수군의회 의장과 의원, 이학구 한농연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와 역대 회장 등이 새롭게 단장한 이경해 열사 기념관 제막식을 거행하고 있다. 김흥진 기자 
지난 11일, 고 이경해 열사 20주기 추모식이 전북 장수군 한국농업연수원에서 개최됐다. 1부 추모식에 이어 이경해 열사 가족, 안호영 국회의원, 최훈식 장수군수, 장정복 장수군의회 의장과 의원, 이학구 한농연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와 역대 회장 등이 새롭게 단장한 이경해 열사 기념관 제막식을 거행하고 있다. 김흥진 기자 

유가족 등 300여명 참석
이경해 열사 기념관 새단장
고인의 간곡한 당부 되새겨

“우리 모두가 이경해라고 생각합니다. 이경해가 되어 주시겠습니까.”

2003년 세계무역기구(WTO) 제5차 각료회의가 열린 멕시코 칸쿤에서 고귀한 목숨을 바친 고 이경해 열사. 그의 둘째 딸 고운 씨는 아버지의 20주기 추모식에서 이렇게 되물었다. ‘나는 작은 성냥골이 될 것’이란 이경해 열사의 유언을 받들어, 후계농업경영인들이 어려움에 처한 농업·농촌에 불을 밝혀달라는 간곡한 당부였다.

지난 9월 11일, 농민운동가 고 이경해 열사의 20주기 추모식이 전북 장수군 소재 한국농업연수원에서 엄수됐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이하 한농연, 회장 이학구)가 주최하고, 한농연전라북도연합회·한농연장수군연합회가 공동 주관한 이번 추모식에는 이경해 열사의 유가족과 이학구 회장을 비롯한 한농연중앙연합회 집행부 및 시도연합회장, 안호영 국회의원, 박용근 전북도의회 의원, 최훈식 장수군수, 장정복 장수군의회 의장 등 300여명이 참석, 고인의 숭고한 넋을 기렸다. 
 

이경해 열사의 묘역과 추모비가 한눈에 보이는 야외 행사장에서 진행된 1부 추모식은 국민의례와 추모 묵념, 열사의 약력 보고, 추모시(作 민족문학작가회 정도상) 낭송 등의 순으로 이어졌고, 유가족을 대표해 단상에 오른 둘째 딸 고운 씨가 울먹이자 추모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고운 씨는 인사말을 통해 “20주기를 맞은 오늘은 유가족과 우리 모두에게 뜻깊은 날이며, 특히 이경해 열사 기념관이 새 단장을 마쳐 남다른 의미가 있다”면서 “이경해 열사 기념관의 슬로건은 ‘우리 모두가 이경해’라고 생각하는데, 여기 계신 모두 이경해가 되어 주시겠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어 고운 씨는 “20주기 추모식이 새로운 시작이 되고, 아버지가 켜놓은 성냥골이 여러분들의 가슴에 큰불을 지피길 간절히 바라고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학구 한농연 회장도 추모사를 통해 ‘농민의 별’ 이경해 열사를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학구 회장은 “강대국과 자본주의의 논리가 저변에 깔려 있는 세계화와 시장개방의 횡포 속에서 온몸을 던져 보여준 열사의 신념을 우리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면서 “당신의 뜨거운 열정을 받들어 농업·농촌과 농업인, 농권 보호를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2부 추모식은 새롭게 단장한 이경해 열사 기념관 앞에서 제막식과 함께 거행됐다. 이 열사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한 이 기념관에는 영상과 유품, 사진 등 살아생전 그가 남긴 족적이 생생하게 보전돼 있었고, 칸쿤 현지 언론사에서 입수한 당시의 현장 사진이 추가로 전시돼 감동을 더했다. 유가족과 내빈, 한농연 회원 등은 기념관을 차례로 둘러보고, 이경해 열사 묘역에 참배했다.

한편 본보는 20주기 추모식을 맞아, 멕시코 칸쿤을 찾은 열사 추모단과 함께 열사의 발자취를 재조명했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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