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상생, 함께하는 농협의 출발이 되다
<2> 기린원당농협 두부조합공동사업법인

[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기린원당두부조공법인은 도시농협과 농촌농협의 가공사업 통합이라는 결실로, 농협의 도농상생 모델로 손꼽힌다.
기린원당두부조공법인은 도시농협과 농촌농협의 가공사업 통합이라는 결실로, 농협의 도농상생 모델로 손꼽힌다.

도시농협과 농촌농협의 농산물 가공사업이 결합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도농상생의 모델로 꼽히고 있는 기린원당농협 두부조합공동사업법인(이하 기린원당두부조공법인)의 얘기다. 기린원당두부조공법인은 도시농협이 갖고 있는 유통의 강점에, 농촌농협의 탄탄한 생산기반이 더해지면서 도농상생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도농상생의 모델이 되다
새 두부공장 필요한 원당농협
가동률 제고 원한 기린농협과
2019년 1월 ‘조공법인’ 설립
농협 도농상생 사업 모태 탄생 

기린원당두부조공법인은 경기 고양의 원당농협과 강원 인제의 기린농협이 각각 출자해 2019년 1월 설립됐다. 이들 농협이 조합공동사업법인을 출범시킨 배경엔 가공사업의 활성화라는 공통된 목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당시 원당농협은 노후화된 두부공장을 새로 건립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었고, 기린농협은 두부공장의 가동률을 높여야 하는 과제가 있었다. 서로가 안고 있는 상황은 달랐지만 ‘가공사업의 활성화’라는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두 농협은 조합공동사업법인이라는 결과를 도출했다.

기린농협과 원당농협의 조공법인 출범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또 있다. 농협중앙회는 도시농협의 경제사업 확대와 농협의 정체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2021년부터 ‘도농상생 공동사업’을 추진해 왔는데, 기린원당두부조공법인은 이 사업에 앞서 이미 조공법인을 출범시킨 것이다. 다시 말해, 농협중앙회의 도농상생 공동사업의 모태가 된 셈이다.

유병일 기린원당농협 두부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는 “(조공법인 설립이 가능했던 이유는) 같은 협동조합이어서 가능했다. 한 쪽은 협동조합이고, 다른 한 쪽은 민간기업이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가공사업 활성화를 위해 도시농협과 농촌농협이 힘을 합쳐 상생해 보자는 차원에서 조공법인 설립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조공법인 설립 후 원당농협은 매년 무이자자금 10억원을 기린농협에 지원하면서 조공법인 운영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홍종화 원당농협 상무는 “조공법인을 설립하면서 매년 무이자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 산지 직거래도 강화하는 등 농촌농협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린원당두부조공법인은 가공사업 통합 후 두부공장 생산시설을 보완해 1일 1만6000모까지 생산량을 늘렸다.
기린원당두부조공법인은 가공사업 통합 후 두부공장 생산시설을 보완해 1일 1만6000모까지 생산량을 늘렸다.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다
판로 늘고 생산기반 탄탄해져
조합원 콩 전량수매 후 가공
하루 생산량 1만6000모까지↑ 
2021년엔 10억 이상 흑자도

2019년 1월 설립 이후 기린원당두부조공법인은 같은 해 9월부터 두부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조공법인 설립 후의 시너지 효과는 눈에 띄게 나타났다. 이듬해인 2020년부터 흑자를 실현했고, 2021년엔 10억원 이상의 흑자를 낸 것이다. 당시 코로나19로 외식 수요가 줄고 가정식 수요가 늘면서 두부 소비가 늘어난 영향도 있었지만 예상 밖의 선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작년에 매출이 다소 줄긴 했지만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성장세다.

유병일 대표는 “지난해 매출이 크게 감소한 것은 아니지만 제조 원가 인상요인이 컸다. 가스비나 인건비 등이 많이 올랐지만 이를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올해는 내부적으로 원가 절감에도 노력했고, 제품 가격도 어느 정도 인상이 되면서 흑자 구조도 (작년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성과는 두 농협이 그동안 진행해 왔던 가공사업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시너지 효과가 발휘됐기 때문이다. 두 농협의 판로처가 겹치지 않아 가공사업을 통합하면서 오히려 판로가 늘어났고, 생산기반은 더욱 탄탄해 졌다. 그 결과 과거 기린농협 두부공장의 생산량은 하루 2000~3000모에서 지금은 1만6000모까지 증가했다. 이에 농민 조합원들은 판로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콩 생산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부족한 콩은 단양 지역의 농협을 통해서도 공급받고 있어 또 다른 농협 간의 상생으로 이어지고 있다.

용석춘 기린원당농협 두부조합공동사업법인 상무는 “예전엔 수매물량의 40% 정도는 두부 등 가공제품으로 판매하고 나머지는 원물로 판매를 했다. 지금은 전량 두부로 가공을 하니 사실 조합원들에게 심을 수 있는 만큼 콩을 심으라고 할 정도다”며 “원물은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정하는 일등품만을 사용해 품질에서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용석춘 상무는 또 “가공사업의 성패는 결국 판매처를 얼마나 다변화하는 것에 있다. 기존의 판매처 외에 판매처를 더욱 다변화해 산지에서 가격 결정권을 갖는 구조로 가야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유병일 대표는 “농협의 가공사업 통합은 (통합 후) 사업성이 높아질 수 있느냐가 우선돼야 한다. 다른 농협은 수익이 얼마가 나니 우리도 해 보자는 식이 되기보다는 사업의 효율성을 기하는 것이 목적이 돼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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