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할당(무)관세 추진과 소비 둔화 등으로 여름철 성수기임에도 돼지 가격이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한돈업계는 매년 하반기 추석 이후 반복되는 돈가 하락 폭이 올해엔 더 커질 것으로 우려하며 릴레이 소비촉진, 비 선호 부위 재고 완화 등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전망보다 심각한 소비 둔화로 성수기에도 반등 못해할당관세 재연장이 발목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를 보면 올 6월 돼지 도매가격은 5571원(kg, 등외제외)으로 5859원이었던 지난해보다 4.9%나 낮다. 6월 5일 발표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의 6월호 돼지 관측에 따르면 6월 돼지 도매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한 5700~5900원이 예고됐었다. 7월 들어서도 1~5일 현재 돈가는 5403원으로 지난해(5471원)보다 못한 시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당초 전망보다 더 심각한 소비 둔화가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돈가가 전망치를 밑돌고 있는 데엔 정부가 지난해 6월부터 올 6월까지 수입산 돼지고기에 대한 할당관세를 진행했고, 7월부터 재차 할당관세를 연장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시중에 저가의 수입산 돼지고기가 대거 풀려있고 재고도 많은 것으로 육류업계에선 파악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5일 주요 농축산물 수급동향을 발표하며 돼지고기의 경우 가격이 전년 대비 4.9% 낮은 안정적인 상황이고 국내산 삼겹살 등 소비자 가격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7월 행락철과 9월 추석 가격 상승 우려가 있어 할당관세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돈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돼지고기 수급 발표 자료를 보면 7월 행락철과 9월 추석이 올해 처음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더욱이 올해엔 생산비가 치솟은 데다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가 종료되며 행락철과 추석 연휴 해외 여행객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예년만 못한 내수 소비가 예상돼 오히려 할당관세 자체를 꺼냈으면 안 됐다”고 지적했다. 

한돈업계에선 무엇보다 매년 반복되는 추석 이후 돈가 하락 폭이 올해엔 더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돈가는 보통 나들이객 수요가 증가하는 봄철부터 올라 여름철과 추석까지 상승 흐름을 타다 이후 하락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는데, 올해엔 할당관세와 경기 침체, 해외여행 증가 등이 맞물려 그 폭이 더 커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재고도 많아 업계 대응책 고심한돈자조금 ‘릴레이 소비촉진’ 등 가격방어 나서 

이에 한돈업계에선 자조금을 중심으로 ‘하반기 돈가하락 대비 대응방안’을 마련, 적극적인 소비 살리기에 나섰다. 

한돈자조금에 따르면 우선 ‘릴레이 소비촉진’ 추진으로 한돈 가격을 방어한다. 한돈페스타(7월 17~18일), 여름휴가철(7월 하순~8월), 추석명절(9월 중순), 한돈데이 및 가을 휴가(10월 중순), 김장철(11월), 연말·크리스마스(12월)로 이어지는 기간에 소비대전, 소외계층 한돈 지원, 할인행사, 직장인 한돈회식비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비선호 부위 재고 완화’에도 나선다. 민간급식업체에 불고기(앞뒷다리) 지원, 2차 육가공업체에 원료육 구매 지원, 기업 제휴 한돈 도시락 신제품 개발 지원, 외국인 관광객 이벤트 등의 사업이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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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돈업계는 이외에도 ‘한돈 이미지 수시 노출로 대국민 소비 자극’, ‘돈가하락 대비 선제적 대국민 메시지 전달’, ‘도매시장 가격 모니터링 및 시장관계자와 중매인 격려’, ‘명절에 한돈 선물세트 판매 붐 조성’ 등의 사업도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진행키로 했다. 

손세희 대한한돈협회장 겸 한돈자조금위원장은 “소비가 둔화되고 재고가 굉장히 많이 쌓여 있는 등 돈가가 심상치 않아 대응할 방안을 총동원해 돈가가 어느 정도 유지돼 농가가 안정적으로 경영하도록 단단히 준비하겠다”며 “자조금으로 할 수 있는 사업 예산은 최대한 가동하며, 가격 선이 무너질 경우 정부에 건의할 부분은 확실하게 요구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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