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안형준 기자] 

4~5월 냉해 등 이상기후 ‘타격’ 
수확량 줄고 품질 떨어져
밀농가 수매 미흡 판정 우려
정부에 등외품 특별매입 주문

국산 밀 수확이 시작된 가운데 냉해와 비바람 등 이상기후로 인해 올해 밀 수확량과 품질이 저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밀 재배 농가들은 생산비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품질 저하에 따른 등외 판정 시 경제적 손실이 클 것을 우려하며 정부에 등외품 특별매입을 요구하고 있다. 

손주호 국산밀사업협회 이사장은 올해 국산 밀 총 생산량은 6만여톤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 초만 하더라도 정부의 국산 밀 자급률 향상을 위한 재배면적 증가로 인해 밀 생산량이 6만3000여톤이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상기후가 생산량과 품질에 영향을 준 것이다.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는 주로 4월과 5월에 전남북과 제주 지역에서 발생했다. 4월에는 새벽에 기온이 갑작스레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냉해가 발생했고, 이 결과 알맹이가 없는 백수현상이 나타났다. 이어 5월 등숙기에는 두 차례의 거센 비바람이 발생했고, 습기를 머금은 낱알이 무거워지며 줄기에 황화현상이 생기며 도복됐다. 

이 같은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자 밀 재배 농가들은 수매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와 민간에서 밀을 수매할 때 양호와 보통, 미흡(등외) 등 세 가지 등급으로 나눠 수매가가 결정된다. 양호의 경우 40kg 기준 3만9000원이지만, 미흡 판정을 받으면 수매가 이뤄지지 않는다. 코로나19 발생 기간 동안 비료 가격과 유류비, 인건비 등 생산비가 대폭 상승한 상황에서 미흡 판정을 받으면 농가의 경제적 손실이 클 것이라는 게 손주호 이사장의 설명이다. 따라서 밀 재배 농가들은 정부가 미흡 판정을 받은 밀에 대해 사료용으로 특별매입을 진행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손주호 이사장은 “전국적으로 수확이 끝나야 정확한 미흡 판정 물량을 파악할 수 있겠지만, 양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정부가 국산 밀 자급률 향상에 진심이라면 미흡 판정을 받은 물량을 사료용으로 특별매입해 밀 재배 농가들이 재배 의지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8면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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