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양계협회는 기자회견에서 “농가 폐업 주도하는 계란 수입 즉각 중단하라”, “식량주권 위협하는 계란 수입 정책 당장 폐기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정부에 계란 수입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양계협회는 기자회견에서 “농가 폐업 주도하는 계란 수입 즉각 중단하라”, “식량주권 위협하는 계란 수입 정책 당장 폐기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정부에 계란 수입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새해 벽두부터 산란계 현장에 어두운 그림자가 엄습하고 있다. 정부는 연초부터 막대한 혈세를 들여 높은 가격대의 수입 계란을 직접 들여오고 있고, 이도 모자라 비축한 물량을 저가에 시장에 풀고 있다. 반면 계란 생산 현장에선 공급 과잉이 우려되며 오히려 산란계를 자율 감축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현장을 역행하는 정부 정책으로 시장은 날로 혼탁해지고 있고 계란 최대 소비 성수기인 설 명절을 앞두고도 계란 시장은 살아나질 못하고 있다. 치솟은 생산원가 속에 산란계 농가 고통이 날로 커져만 가고 있다. 혼란스럽기만 한 산란계 현장을 들여다봤다. 

산지 가격 30개 5000원 안 되는데 
4배나 비싸게 수입 ‘혈세 낭비’
정부 들여온다는 121만 개도
매달 필요한 13억 개와 괴리 커 

양계협회 ‘수입저지’ 기자회견
“공급과잉 걱정할 때 되레 수입
산란계 농가 폐업으로 내몰아”


결국 국내 계란시장에 침투하는 수입 계란에 대한 농가 반발이 한층 거세지고 있다. 생산자단체 반발 성명, 기습 시위 등<▶본보 1월 3일자 11면, 1월 6일자 1면 등 참조>에 이어 대한양계협회는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정부 주도 계란수입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수급 안정을 무시한 채 계란 수입을 강행하는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양계협회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정부의 수입 계란 정책에 대한 문제를 조목조목 짚었다. 우선 이번 121만 개의 스페인산 계란 수입을 ‘보여주기식 행정’에 불과하다고 평가 절하했다. 한마디로 정부 의도인 수급 안정 기여와도 거리가 먼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양계협회는 “정부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등으로 국내 계란 수급 상황이 악화될 경우를 대비해 선제적 조치 차원에서 스페인산 계란 121만 개를 수입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현실과 상당한 괴리가 있는 정부의 판단 오류”라며 “121만 개는 국내 한 달 계란 소비랑 13억5000만 개의 0.1%에도 못 미치는 수치이므로 만약 수급 불균형이 발생해도 이렇다 할 해결 방안이 될 수 없기에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자리에선 정부의 수입책이 현재 현장 상황과 맞지 않는 정책이라는 점도 부각됐다. 양계협회는 “1월 5일 현재 고병원성 AI로 살처분된 산란계는 230여만 수로 전체 산란계 사육수수의 3%에 불과하다. 더욱이 올 1분기 계란 생산 예정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통계상에 나타나고 있다”며 “공급 과잉을 걱정해야 하는 시기에 계란을 수입해 국내 산업 기반을 붕괴시키고 결론적으로 산란계 농가를 ‘폐업의 길’로 내모는 정책을 수립한 정부는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국내 산지 계란 가격은 특란 기준으로도 30개 한 판에 5000원에 못 미치는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 사룟값, 인건비, 유류대 등 계란 생산에 필요한 제반 경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함에 따라 생산 원가가 치솟고 있다”며 “이런 시점에 국내 가격의 4배나 되는 수입 계란을 국민 혈세를 투입해 수입한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농가 말살 정책으로밖에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반복된 계란 수입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했다. 양계협회는 “이전 계란을 수입하며 모든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상당량의 수입 계란을 덤핑 판매나 폐기 처분하면서 국내 계란시장을 정부가 앞장서 교란시키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까지 벌어졌다”며 “이로 인해 1500억 원으로 추산되는 세금을 낭비하는 정책 오류를 범했음에도 정부는 실패한 정책을 또다시 시행코자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선 기자회견문 낭독과 동시에 ‘농가 폐업 주도하는 계란 수입 즉각 중단하라’, ‘식량주권 위협하는 계란 수입 정책 당장 폐기하라’, ‘정부는 안정적인 계란 수급정책 곧바로 수행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농식품부를 강하게  압박했다. 

양계협회는 기자회견 이후에도 스페인산 계란이 수입돼 선별포장업체에 도착할 경우 항의성 집회를 여는 등 계속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일 방침이다.

오세진 양계협회 회장 직무대행은 “지난해에도 수입된 달걀을 처분 못해 폐기한 정부가 아무런 반성도 하지 않은 채 또다시 혈세를 들여 수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산지 가격이 계란 한 판에 5000원이 채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 4배에 달하는 스페인산 계란을 세금으로 충당해 들여오면서 양계 농가를 사지로 몰고 있다”며 “우리들은 생존권 사수를 위해 어떤 행동도 불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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