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2022년 12월 21일 배추 수출선도조직인 지중해영농조합법인과 동진무역 등이 캐나다 수출을 위한 해남 배추 선적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올해 안에 수출선도조직을 넘어 수출통합조직을 구성할 뜻을 갖고 실행에 나서고 있다. 
2022년 12월 21일 배추 수출선도조직인 지중해영농조합법인과 동진무역 등이 캐나다 수출을 위한 해남 배추 선적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올해 안에 수출선도조직을 넘어 수출통합조직을 구성할 뜻을 갖고 실행에 나서고 있다. 

김치 인기에 현지 생산 많아져
저렴한 중국산으로 대체 
대만 등으로 불법 유입도 증가
배추 수출업계 연내 조성 착수

‘품질’로 국산 경쟁력 높이고
공동마케팅·APC 건립 등 모색

배추 수출통합조직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배추 수출 활성화를 위한 전략이자, 2024년 수출 물류비 폐지에 대비하는 조치이기도 하다. 특히 국내 배추와 유사한 중국산 배추가 배추 수출시장인 대만 등에 빠르게 유입되면서 우리나라 배추가 수출 시장에서 위협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케이푸드(K-Food) 인기를 이끌고 있는 한국 김치의 주 재료인 배추가 대만 등에서 중국산으로 대체되고 있는 현실도 우려스럽다. 최근 배추 수출통합조직을 위한 배추 수출업계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김치는 코로나19 시기에 건강식품으로서 세계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김치의 인기에 맞물려 현지 생산도 늘고 있는 추세다. 김치를 직접 담가 먹으려는 해외 소비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문제는 한국산이 아닌 중국산 배추로 김치를 만들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산 배추는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아직 품질 수준은 우리나라에 뒤처져 있지만 해외 소비자들이 이 둘을 구분하긴 어렵다. 그래서 해외 소비자들은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배추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원산지를 둔갑한 중국산 배추가 대만으로 불법 유입되고 있는 현상은 중국산 배추의 현지 선호도를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 수출정보 Kati(카티)에 따르면 2022년 11월 기준 배추 수출 실적은 1142만5978달러. 지난해 11월 누적 농식품 수출액 80억7510만 달러의 약 0.1%에 불과하다. 미미한 비중에도 불구하고 국산 배추 수출에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이유, 자칫 저가의 중국산 배추로 인해 케이푸드(K-Food)를 선도하는 한국 김치의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배추 수출업계는 중국산 배추에 대응해 한국 배추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배추 수출통합조직을 구성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배추 수출업계는 배추 수출통합조직으로 나아가기 위한 전 단계로, 지난해 11월 배추 수출선도조직을 출범시켰다. 같은 해 12월 21일, 배추 수출선도조직 참여농가 중 하나인 전남 해남의 지중해영농조합법인에서 캐나다 수출 선적식을 진행, 21일 10톤을 시작으로, 올해 3월까지 총 8회에 걸쳐 해남 배추 150여톤을 캐나다로 보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캐나다로 수출된 배추는 캘거리 A-MART에 입점된다. 배추 수출선도조직에는 지중해영농조합법인(해남)과 함께 동진무역(부산), 동산영농조합법인(경북 영양), 태백농협(강원 태백), 정선농협 남면지점(강원 정선)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는 배추 수출선도조직 출범 이후 첫 행보로, 기존 주 수출시장인 대만 등이 아닌 캐나다로의 수출 시장 개척에 나섰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배추 수출의 영역을 넓힐 수 있을지 점쳐보고, 향후 배추 수출 전략을 수립하겠다는 판단에서다. 배추 수출선도조직은 올해 안에 배추 수출통합조직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정해익 배추 수출선도조직 대표(동진무역 대표, 사진 왼쪽)가 수출 배추를 점검하기 위해 경북 영양의 배추밭에서 둘러보고 있다. 

동진무역 대표를 맡고 있는 정해익 배추 수출선도조직 대표이사는 “한국산 배추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선 수출 배추 품질을 상향 평준화시켜야 한다”며 “수출통합조직을 통해 품질을 관리하고, 공동 마케팅을 하는 등 배추 수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산 배추로 담근 김치를 진짜 김치라고 할 수 있는가”라며 “케이푸드 대표주자인 김치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서도 수출통합조직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추 수출업계는 배추수출전문유통시설(APC)의 필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배추 수출을 활성화하는 또 다른 방안이다. 배추는 이상기후가 나타나면 품질이 급격히 떨어지고, 결국 수출도 차질을 빚는다. 2019년 11월 기준 배추 수출은 전년 대비 9.4% 늘었다가, 2020년은 10.6% 줄고, 2021년 다시 4% 증가, 2022년엔 22.7% 감소하는 등의 연차별 등락폭이 컸던 데에는 기온변화로 인해 원물 확보가 어려웠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해익 대표는 “지난해를 예로 들면, 강원도에 비가 많이 와서 고랭지 배추 수출이 줄었는데, 이를 대비해서 비가 오기 전에 수확하고, APC에 저장, 예냉을 한 다음 시기에 맞게 수출을 했다면 배추 수출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수출 배추 적기에 맞는 배추를 출하할 수 있도록 APC 건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대만의 경우 우리나라 배추 수출량이 감소하거나 품질이 떨어진 틈을 중국산 배추가 파고 드는 것을 볼 때 일정 수준 이상 품질을 확보한 배추를 안정적으로 수출한다면 중국산 배추와의 경쟁에서 충분히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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