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최영진 기자] 

등급 조정…프리미엄급 신설
수출규격 엄격히 ‘품질 유지’

‘레드클라렛’ 농가 실증재배
‘스텔라·홍주씨들리스’ 시범수출
현지 소비자 반응 살필 것 

중화권 샤인머스켓 재배 추격
저온유통체계 지원 확대를

포도는 우리 정부에서 수출 ‘스타품목’으로 육성하는 신선농산물이다. 국산 과일 가운데 배에 이은 수출 상위 품목이며 2021년 집계된 수출실적은 3862만달러를 기록했다. 2016년 50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매년 수출량이 상승하며 수출효자품목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러나 수출 포도는 샤인머스켓 단일 품종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주요 수출국인 중국 내 샤인머스켓 품질도 향상되는 추세다. 샤인머스켓을 이어갈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거나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2019년 출범 당시 초대 대표에 이어 올해 연임에 성공한 황의창 포도수출통합조직 대표를 만나 포도 수출 확대 방안을 들어봤다.

-포도수출통합조직의 목표를 설명하자면.

“이번에 연임에 성공하면서 포도 수출액 5000만달러 달성을 3년 내 단기 목표로 정했다. 유럽까지 수출시장을 확대하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계획대로만 되면 5년 내 1억달러 달성도 가능하다고 본다. 최종적인 목표는 수입량만큼 국산 포도를 수출하는 것이다. 지난해 포도 수입량은 1억7230만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포도 산업은 2004년 한·칠레 FTA(자유무역협정)로 인해 수입포도 물량이 급증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당시 국내 포도 가격이 절반 가까이로 떨어졌고, 재배면적도 3만4000ha에서 2016년 1만2000ha로 줄어들기도 했다.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을 위해선 수입량만큼 수출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포도수출통합조직에선 수출국을 21개국으로 넓히는 등 수출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한 전략은.
“포도 품질 등급을 세밀하게 조정했다. 지난해까진 샤인머스켓 수출 등급을 1등급과 2등급으로 분류했지만 올해부턴 프리미엄급을 추가로 신설했다. 프리미엄 등급기준은 알 하나당 18g, 당도는 18브릭스다. 1등급은 알 하나당 13~16g, 당도는 17브릭스, 2등급은 13g 미만, 당도는 17브릭스다. 식감과 당도, 머스켓향이 제대로 어우러진 샤인머스켓을 수출해야 해외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에 수출 규격을 까다롭게 유지하고 있다. 또 국가별 선호도에 따라 물량을 나눠 수출하고 있다. 제수용 수요가 많은 베트남에 대과를, 맛을 중요하는 중국에는 당도와 품질이 좋은 물량을 보내는 식이다. 이밖에도 샤인머스켓 전체 생산량의 3%만 수출되고 있는 만큼 수출 물량 확보를 위한 농가 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샤인머스켓 차기 품종도 중요한데.
“가장 시급하고 고민이 많은 부분이다. 샤인머스켓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과수 분야에서 신품종이 자리 잡기 위해선 오랜 세월이 걸린다. 포도나무가 자라고 여기에 열매가 맺히고, 재배 매뉴얼을 보급하는 데 수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도수출통합조직이 설립된 2019년부터 개발 사업으로 수출 유망 신품종 농가실증 시험을 추진해 왔다. 올해는 경상북도농업기술원에서 육성한 <레드클라렛> 품종에 대한 농가 실증재배를 진행 중이며, 농촌진흥청의 <스텔라>, <홍주씨들리스> 품종은 홍콩과 베트남으로 시범 수출이 예정돼 있다. 현지 소비자 반응에 따라 재배 매뉴얼 개발 및 보급과 추가 품종 개발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수출 확대에 필요한 정부지원은.
“반드시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저온체계유통구축사업 지원이다. 포도 수출 실적에서 중화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기준 47%에 달한다. 그러나 중화권에서도 샤인머스켓을 재배하고 있고, 품질도 점차 향상되고 있다. 출하량은 우리나라보다 약 50배 많다.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국산 샤인머스켓의 중화권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연쇄적으로 국내 샤인머스켓 공급량이 상승함에 따라 단가가 하락해 농가소득 감소도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저온체계유통사업이 중요하다. 제철에 수확한 샤인머스켓을 저장해 두고, 중화권에서 샤인머스켓 출하가 끝나는 시기에 수출하면 수출량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실제로 2020년에 저온체계유통 구축 시범사업을 진행한 결과 전년 대비 수출량이 30% 가량 늘었다. 본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이뤄진다면 중화권으로 샤인머스켓을 연중 수출할 수 있는 만큼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최영진 기자 choiy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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