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호 민주당 의원, 국무조정실 국감서 질타

[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주일 한국대사관, 국조실 전달 보고서
박 의원실 밝힌 8건 중 7건 '비공개'
공개된 1건에도 문제될 내용은 누락

이르면 내년 봄부터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겠다며 방류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4일 열린 국무조정실 대상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리 동향을 정부가 ‘공개·비공개’ 설정을 통해 숨겨온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재호 더불어민주당(부산 남구을)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주일한국대사관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문제를 총괄하는 국조실에 보낸 일본 원전 오염수 관련 동향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대응 TF를 총괄하는 국조실이 후쿠시마 현지의 동향을 수집하고도 ‘비공개 지정’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박재호 의원실이 공개한 총 8건의 주일한국대사관 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공문서에 따르면 7건은 ‘비공개’로 설정돼 있고, 1건만 ‘공개’로 설정돼 있다. 보고 내용은 주로 원전오염물질 관리 상황과 후쿠시마 제1원전 항만 내와 20km 권 내에 대한 어패류 분석결과인데, 오염 문제가 발생한 내용의 보고 건은 ‘비공개’로 설정했고, 공개된 한 건도 문제가 될 내용은 보고에서 누락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제공한 주일한국대사관 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리 관련 동향 보고 문서 8건을 분석해 작성한 표.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제공한 주일한국대사관 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리 관련 동향 보고 문서 8건을 분석해 작성한 표.

박 의원실에 따르면 일본 도쿄전력은 매월 후쿠시마 제1원전 항만 내와 20km권 내에서 포획된 어류의 방사성 물질 오염도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이 정보를 파악해 주일한국대사관은 관련 내용을 외교부에 보고하고 있다.

그런데 7월 검사결과를 바탕으로 8월 1일 주일한국대사관이 시행한 문서에서는 후쿠시마 제1원전 20km권 내와 항만 내 검사결과가 모두 포함됐지만 8월 검사결과를 바탕으로 9월 5일 시행한 문서에는 20km권 내 검사결과만 포함됐다.

7월 검사결과 보고 내용은 20km 권 내 총 87곳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방사성물질이 모두 기준치 이하로 나왔고, 항만 내에서는 35곳 중 6곳에서 기준치를 초과했다. 해당 문서는 ‘비공개’로 설정돼 시행됐다.

이어진 8월 검사결과 보고에서는 20km권 내에서 포획된 어류의 방사능물질 검사 결과만 보고됐는데, 대부분에서 방사능물질은 검출되지 않았다는 게 보고내용의 골자였다. 이 문서는 ‘공개’로 설정됐다.

하지만 박재호 의원실이 도쿄전력의 공개 자료를 직접 분석한 결과, 8월 검사결과에서 항만내 총 7곳의 어류에서 세슘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의도적으로 항만내 검사결과를 누락시키고 문서를 ‘공개’로 설정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이에 박재호 의원은 “도쿄전력에 나와 있는 내용 중에 항만 안에 있는 어류에서 세슘이 나온 것은 다 빼고, 도쿄전력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다 알 수 있는 것을, 자기들 편의상 공개 비공개로 하고. 조정실은 뭘 했나?”라고 강하게 지적하면서 “이 문제가 가장 중요한 국민들의 관심사항이면 이 문제를 한 번 더 체크해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주일대사관 원자력관이 그쪽에서 공개 비공개를 해달라고 요청하면서…”라며 “원활한 자료 소통이 되도록 대사관측에 요청을 했다. 필요한 정보는 원칙적으로 다 공개한다는 게 저희들 생각이다. 원활하게 공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