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수의사들도 ‘문제 제기’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비공개인 수의사 국가시험 기출 문제집이 한 유명문고 온라인 장터에 올라가 있는 모습. 
비공개인 수의사 국가시험 기출 문제집이 한 유명문고 온라인 장터에 올라가 있는 모습. 

유명문고 온라인몰 중고장터에
‘7개년 기출문제집’ 올라와
검역본부 “저작권은 출제위원에게만…
무단사용자 정보 몰라” 답변

‘음성적 복원 땐 비공개 무의미’
과거 의사 시험 등 ‘공개 전환’

“수의사 시험 문제는 비공개인데 기출문제집은 왜 판매되나요?”

수의대생들에 이어 젊은 수의사들도 비공개인 수의사 국가시험 기출 문제집 판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수의사 시험 문항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젊은 수의사들로 구성된 수의미래연구소(수미연)는 지난 8일 한 유명문고 온라인쇼핑몰 중고장터에 ‘수의사 국가시험 7개년 기출문제집’이 판매되고 있음을 확인, 수의사시험 담당 기관인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저작권과 관련한 행정조치를 요구해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수미연 문제 제기 후 해당 기출문제집이 판매되던 사이트 링크는 현재 페이지가 삭제돼 접근이 불가능한 가운데, 검역본부는 답변서를 통해 “수의사 국가시험 기출문제에 대한 저작권과 관련해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문의한 결과 수의사 시험 기출문제는 검역본부가 출제위원으로부터 저작권을 양도받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고 단순 이용할 권리만을 가진 상황으로, 저작권은 실질적으로 시험문제를 창작한 출제위원에게 있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어 검역본부는 “국가고시 7개년 기출문제집 관련 판매자에게 확인한 결과 실물이 없는 중고 제품은 저자 및 출판사 등 저작권을 무단으로 사용한 자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으며, 해당 중고 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있지 않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수미연은 음성적으로 복원된 기출문제들이 출판물 형태로 유출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의사 및 간호사 예비 국가시험 기출문제와 관련된 판례를 들어 해당 사건이 유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수의사 면허를 발급하기 위한 시험의 저작권이 정부가 아닌 출제자 개인에게 있다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조영광 수미연 공동대표는 “어떻게 한 국가의 수의사 면허를 발급하기 위한 시험의 저작권이 정부가 아닌 출제자 개인에게 있으며, 공개되지 않은 기출문제가 버젓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출판물 형태로 판매될 수 있느냐”며 “과거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약사 등의 국가시험이 공개된 사례를 살펴보면 당시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이미 음성적으로 복원이 됐기 때문에 더 이상의 비공개가 무의미하다’란 논리를 펼친 게 결정적인 이유였다. 수의사 시험도 국가시험 문항과 답을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 수의대생들로 이뤄진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도 지난달 15일 수의사 국가시험 문제 및 정답공개를 위한 행정소송 비용 모금을 시작했다<본보 7월 22일자 7면 참조>고 밝혔다. 이들은 아울러 수의사 시험에 실기도 병행해, 수의대학 교육과정에서 실기 교육이 외면받는 현상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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