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덕 서울경기항운노동조합 위원장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낮은 임금 탓 인력충원 안돼
절반 이상이 60대 이상 추정
올해 15~20% 이상 인상해야

“가락시장 하역노동 환경이 굉장히 나쁩니다. 그중에서도 첫 번째는 임금이 현실과 워낙 동떨어져 있어요. 주 40시간을 넘어 과다하게 노동을 해야 하는 부분도 있고요.”

정해덕 서울경기항운노동조합(이하 노조) 위원장이 열악한 하역노동 여건으로 인력난이 커지고 있다며 하역비 인상 필요성에 대해 이 같이 언급했다. 현재 노조는 가락시장 각 도매시장법인 별로 하역비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23일 기자간담회를 가진 정해덕 위원장은 “시중 임금을 어느 정도 따라가 줘야 사람을 모집할 수 있는데, 지금은 하역할 사람을 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가락시장 청과동에서 일하는 하역 노동자는 1100여명으로, 이중 절반 이상이 60대 이상으로 파악된다. 그는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지 않으니 하역 노동자 연령이 높아지고 있다”라며 “밤새워 일해야 되고, 다른 노동자들에 비해 시급도 낮으니 일하러 들어오는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노조 측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가락시장 하역 노동자의 시급은 약 1만2000원으로, 일반 건설 노동자나 플랫폼 배달 노동자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것. 

정해덕 위원장은 “작년에 청과동에서 인력을 많이 구했는데, 구할 수가 없었다.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서 배달 노동자들이 많아졌는데, 따져보니 우리 시급보다 훨씬 높다”라며 “옛날엔 시장에 들어오려고 줄을 선 사람이 많았는데 지금은 나가려고 줄을 서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가락시장 하역비 협상은 통상 3년 마다 4~5% 인상하는 것으로 이뤄져 왔다. 하지만 현재 겪고 있는 인력난을 고려하면 올해 15~20% 정도는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 노조 측 입장이다. 

그는 “법인들도 임금 격차가 줄어들도록 노력을 해줘야지, 싸게만 사람을 쓰려고 하면 5년 후엔 어떻게 되겠냐”며 “시중 임금보다 더 많이 달라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을 정도는 해줘야 사람을 모집할 수 있는데 현재로선 너무 힘들다”고 피력했다.

또 최근엔 인력난이 심해지다 보니 일부 중도매인들이 노조 측 하역 인력을 직원으로 고용하는 일도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부에서 인력을 못 구하니까 우리 조합원들하고 접촉을 해 데려가는 일이 있다”며 “조합원 입장에선 안정적일 수 있지만, 노조는 어떤 한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수를 위해 일하고 있기 때문에 나머지 사람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해덕 위원장은 “가락시장 하역의 위기는 가락시장 전체의 위기로 갈 수 있다”며 “하역 노동이 있었다면 그 가치에 대해 원하는 것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법인들도 마인드를 바꿔 이런 부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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