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안형준 기자] 

가수 박재범 씨가 원스피리츠 농업회사법인을 세우고 국내산 쌀을 사용해 만든 감압식 증류주 ‘원소주’를 출시했다. 
가수 박재범 씨가 원스피리츠 농업회사법인을 세우고 국내산 쌀을 사용해 만든 감압식 증류주 ‘원소주’를 출시했다. 

농업회사법인 원스피리츠 설립
100% 국내산 쌀 ‘증류주’ 출시
1만4900원 가격에도 불구
팝업스토어 물량 완판 행진
2~3배 프리미엄 붙어 거래도

“소규모 양조장 협업 모범사례
전통주 시장 확장 이어질 것”

가수 박재범 씨가 지역 양조장과 협업을 통해 출시한 전통 증류주 ‘원소주’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전통주를 바라보는 젊은 세대의 시선에 변화를 가져다줄지 관심이 모인다. 전통주 업계에선 이번 원소주 열풍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더 많은 젊은 세대가 전통주를 접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분위기다. 

원소주는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전통주와 거리가 있어 보이는 힙합가수인 박재범 씨가 농업회사법인(원스피리츠)을 설립하고 전통주를 생산·판매한다는 점이 대중에게 신선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특히 100% 국내산 쌀을 사용하고 첨가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알콜함량 22%)로, 감압증류 방식을 통해 깨끗하고 부드러운 맛과 풍미가 특징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첫 출시일인 지난 2월 팝업스토어에선 젊은 세대의 소비자들이 문을 열기 전부터 원소주를 구매하기 위해 긴 줄을 서며, 준비했던 물량 2만병이 모두 판매됐고 최근 서울 신사동에서 열린 2차 팝업스토어에서도 준비한 1만병이 모두 판매되면서 소비자들의 인기를 실감했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원소주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자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원소주가 본래가격(1만4900원)의 2~3배에 거래되고, 심지어 빈 병을 1만원 가량에 사고파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전통주 업계에서는 원소주가 주류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전통 증류주인 원소주를 접한 젊은 세대가 다른 전통주에도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업계 일각에선 전국의 소규모 양조장들이 경영난 속에서도 끊임없이 진행했던 상품개발과 신제품 출시 등이 이번 원소주 열풍에 힘입어 조금은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기대감도 조성되고 있다.

서울 상수동에서 전통주 전문 판매점인 ‘한국술보틀숍’을 운영하는 주봉석 대표(한국전통민속주협회 사무국장)에 따르면 최근 원소주 재고를 문의하는 젊은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 현재 원소주의 생산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도·소매 물량이 풀리지 않은 상태라는 답변을 하는데 전통주에 관심이 없던 젊은 손님들이 다른 전통주를 구경하며 몰랐던 분야에 대해 호기심을 나타낸다고 한다. 따라서 원소주의 성공이 기존 다른 전통주들에게 시장 확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주봉석 대표의 설명이다.

주봉석 대표는 “희석식 소주만 접했던 젊은 고객들이 원소주를 통해서 전통 증류주의 맛을 알게 되면 다른 전통주의 맛도 궁금해 할 것이고, 이는 곧 전통주 시장의 확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대중화를 위해 가격(375㎖ 기준)도 1만4900원으로 설정한 것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원소주의 시장진출 형태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주봉석 대표는 인지도를 갖춘 글로벌 스타가 전통주 시장에 대기업이 아닌 농업회사법인 형태로 진출하고, 지역 소규모 양조장과 협업해 제품을 출시한 것에 대해 ‘모범사례’라는 평가를 내리고, 전통주 시장 저변 확대와 국산 농산물 사용 확대를 위해 더 많은 사례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주 대표는 “원스피리츠가 농업회사법인으로 전통주 업계에 뛰어들고 지역의 농산물을 사용해 원소주를 만들어 판매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사례로 남을 것”이라며 “이번 원소주 열풍이 단순한 돌풍이 아닌 지속적으로 전통주 업계에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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