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저장량 많은데다 소비 부진
kg당 500원대도 무너져
가격 안나와 출하도 포기

2~3월까지 추세 이어지면서
햇양파 가격형성 타격 우려
산지는 3월 중순경 출하 전망

양파 값이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양파 가격은 kg당 500원대(평년 가격 1000원대)가 무너졌다. 소비 부진에 재고량이 쌓이면서 가격이 계속 하락하는 모양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3월 중순경부터 나올 햇양파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촉각이 선다. 

1월 둘째 주(10~14일)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양파 평균가격은 548원. 14일에는 평균가격이 496원을 기록, 500원대 밑으로 떨어졌다. 저장양파 재고량이 많은데다 소비 부진까지 겹치면서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농업관측센터가 조사한 2021년산 중만생종양파 입고량은 71만9000톤으로 전년 대비 6.9% 늘었다.

현 상황에 대해 농업관측센터 노호영 팀장은 “12월 중순부터 신호가 왔다. 저장업체에서 관망하다 이제는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라 물량을 밀어내는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 같은 추세는 2~3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코로나19 등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다, 햇양파 출하시기가 앞당겨지면서 저장양파를 소진할 수 있는 기간이 줄어들 것이란 분석 때문. 산지에선 유통업자들이 돈을 못 벌면 자금이 없어 포전거래를 할 수 없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화청과 유승철 경매사는 “현재 저장양파가 많은데다 소비도 부진하고, 학교 방학기간까지 겹치면서 가격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시세가 워낙 없다보니 저장양파를 사놓은 유통인들이 아예 계약금을 포기하고 출하를 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저장업체에서 이런 물량을 밀어내면 시세에 더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시세가 2022년산 햇양파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양파 수급 관련 저장양파 가격보다는 3월 출하될 햇양파 가격에 더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한국청과 김영권 경매사는 “지금보다는 3월이 더 문제다. 통상 가락시장에는 4월 초가 돼야 햇양파가 들어왔는데 작년에는 3월 중순경 들어왔고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햇양파가 들어 올 것으로 본다”며 “그러면 저장양파를 처리할 수 있는 시간도 짧아지는 것이고, 햇양파 가격 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제주도 햇양파 생육상황은 양호한 것으로 파악된다. 산지에서도 3월 중순 경이면 햇양파 출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박정근 차장은 “전남 쪽 하우스양파 출하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추세라, 제주 농민들도 가급적 출하시기가 겹치지 않도록 양파 출하를 앞당기고 싶어 한다”며 “저장양파 시세가 이렇지 않으면 햇양파 출하를 더 앞당기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현재로선 지난해와 비슷한 3월 중순 경부터 출하가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햇양파 출하를 걱정하기엔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지금으로선 저장양파가 어떻게 처리될지가 제일 걱정이고, 대부분 같은 생각일 것”이라며 “농협에서도 햇양파 소비 촉진 행사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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