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수도권 20개점 4종 판매 시작
‘축산 품종으로 고려’ 밝혀 논란 

다른 유통업체 대체육 팔아도
축산매장에 들인 사례는 처음

‘고기’ 성분 없이 ‘육’ 단어 쓴 것도
“축산농가·소비자 등 기만 행위” 

대형유통업체인 이마트가 식물성 대체육(대체가공식품)을 축산 품종으로 고려함과 동시에 축산매장에서 대체육을 판매하겠다고 밝혀 비판의 시선과 함께 축산업계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이마트는 2일부터 수도권 20개점 축산매장에서 대체육 4종을 판매하겠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채식 확산에 따라 대체육 판매를 본격화하겠다는 것인데 그동안 유통업체에서 대체육을 판매했어도 이마트처럼 축산매장에서 판매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더욱이 이마트는 대체육도 우육, 돈육과 같은 하나의 축산 품종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혀, 대체육 판매에서 한 발 더 나아갔다.

국내 3대 대형마트 중 한 곳인 이마트에서의 ‘대체육도 축산’이란 전략에 축산업계에선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함께 나오고 있다. 소비자들이 소·돼지·닭고기를 사러 와서 대체육을 구입하고 가는 축산업계엔 최악의 시나리오가 그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향후 타 유통업체에도 이런 현상이 번질 수 있다.

축산업계에선 대체육은 고기가 아니기에 대체육이 아닌 가공식품이라며, 당연히 축산매장에서 판매해선 안 된다고 보고 있다. 고기 ‘육(肉)’은 축산물에만 붙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실제 표준국어대사전에 ‘고기’는 ‘식용하는 온갖 동물의 살’로 규정돼 있다. 사전에도 없는 대체육이란 단어를 쓰는 건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축산업계 한 관계자는 “대체육을 축산매장에서 판매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체육은 고기가 아닌 그냥 가공식품”이라며 “축산매장에 대체가공식품을 넣는 건 축산농가와 더 나아가 소비자까지 기만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대체육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것과 맞물려 축산업계에선 대체육에 대한 여러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체육을 홍보하는 곳에선 환경보호, 건강 증진 등을 들지만 오히려 고기 맛을 내기 위해 식품을 가공하면서 합성조미료 등의 식품첨가물이 들어갈 수밖에 없고, GMO(유전자변형) 식품 등의 수입산 재료를 활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축산업계 관계자는 “대체육, 실제로는 대체가공식품이 만능인 것처럼 비춰지는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며 “결국 대체가공식품 인기는 수입산 소비만 늘려 국내산 축산물은 물론 국내산 농산물까지 위협하게 될 것이다. 정부에서도 대체가공식품에 대한 문제를 분석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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