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주현주 기자] 

10월 15일 '제2회 세계 여성농업인의 날'을 맞아 진행된 국제포럼에서 청년여성농업인이 농촌에서 정착하기 어려운 장애요인과 정책 개선 과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세계 여성농업인의 날 포럼
일본 ‘갸루농업’ 등 소개 

청년여성이 농업에 관심을 갖고 농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정부의 ‘마중물 붓기’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개최한 10월 15일 제2회 ‘세계 여성농업인의 날’ 기념행사에서다.

올해 행사는 청년여성농업인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농업·농촌 진출을 독려하기 위해 ‘청년여성농업인, 농업의 미래·농촌의 희망’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진행된 국제포럼에서는 한국·일본의 청년여성농업인육성정책의 국가 간 비교를 통해 국내 청년여성농업인 정책의 개선방향이 모색됐다. 

일본 농업수산성경영국 취농·여성과 여성활력추진실 자이치 히루시 씨는 일본의 청년여성농업인을 위한 ‘농업여성 프로젝트’를 주제로 발표했다. 자이치 히루시에 따르면 일본은 2013년부터 농업여성 프로젝트를 통해 농업내외부의 다양한 기업, 교육기관과 연계해 여성농업인을 위한 작업복, 농기계 등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미래의 여성농업인을 육성하기 위한 체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의 청년여성농업인 후지타 시호 씨의 강연도 이어졌다. 청년여성농업인의 경험을 살려 학교 급식 사업을 경영하고 있는 ‘갸루농업’의 저자 후지타 시호 씨는 청년여성이 농업과 농촌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후지타 시호 씨는 “한국과 비슷하게 일본에서도 쌀과 농업을 기피하는 현상이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농업을 떠올리면 ‘힘들다’, ‘지저분하다’, ‘월급이 적다’는 이미지로 청년들은 자연스럽게 농업을 기피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사를 지으라고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청년여성이 농업과 농촌에 흥미를 가질 수 있게 입구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농업과 가장 동떨어져 있는 사람이라고 여겨지는 갸루화장을 한 여성들이 농촌에서 모내기를 하는 모습이 주목을 받게 됐고, ‘시부야 쌀’ 등 새로운 농산물 브랜드를 만들고, 다양한 패션 사업, 체험 활동들을 시작하며 청년여성이 농업·농촌에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청년여성농업인 지원정책 정책을 발표한 정재균 농식품부 여성정책팀 사무관은 “일본과 달리 국내에서는 청년여성농업인을 위한 별도의 정책이 마련돼 있진 않고, 청년농업인을 위한 정책에 남성과 여성을 모두 지원하는 정책이 운영되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농업인력 감소 및 고령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농촌지역 인구 소멸이 현실화될 우려가 있기에 청년여성농업인 육성을 위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태희원 충남여성정책개발원 박사는 “지금 같은 상황에선 청년여성농업인이 농촌에 존재하고 있다는 걸 적극적으로 알리는 홍보와 마중물 붓기가 중요하다”며 “청년여성농업인을 위한 정책 추진방향은 소수의 청년여성농업인들을 밀착형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어 "정부, 단체, 지역사회에서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추진할 수 있는 성인지 감수성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농업을 하지 않아도 농촌에 진입하는 청년여성을 위한 지원까지 농업 정책이 확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념행사에서는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등 7개 여성농업인단체가 개별 촬영한 영상을 통해 가족 경영협약·토종씨앗 보존 등 주요 활동도 소개됐다. 또한 여성농업인 생활수기 공모전과 결혼이민여성리더 경진대회를 통해 여성농업인의 애환과 농촌 내 성평등 증진 사례 등을 공유하고 결혼이민여성의 농촌 정착 모델이 제시됐다.

주현주 기자 joo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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