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고성진 기자] 

반복되는 신뢰도 논란에
통계청 내년부터 공표 않고
참고자료로만 제공 입장

생산자단체 “조사 명분 없어”
농경연 농업관측본부로 이관
실측조사 보강, 일원화 촉구

신뢰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양파·마늘 국가 통계’(본보 5월 4일 자 “조생양파 재배면적 ‘-48%’ 급감”…아무도 ‘안믿는’ 통계청 통계 참조)에 대해 통계청이 관련 통계 결과를 공표하지 않는 선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농산물 통계를 불신하는 현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관련 업계에선 이를 넘어 생산자단체가 더 신뢰하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 실측조사를 보강하는 등 ‘농업계로 농업 통계를 일원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통계청은 조생 양파 재배면적 급감 등 최근 발표돼 논란이 일고 있는 양파·마늘 통계 불신과 관련한 본보와의 통화에서 ‘양파·마늘 통계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통계청 농어업통계과 관계자는 “양파 농가를 비롯한 관련 업계에서 이번 통계 조사를 불신하는 것을 알고 있고, 산지와 시장이 돌아가는 상황을 볼 때 수긍도 간다”며 “양파·마늘 통계에 대해선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여러 사항들을 검토하며 최종적으론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의하고 생산자단체 의견도 듣겠다. 이를 통해 내년부턴 농식품부와 생산자단체에 업무 참고자료로만 제공하거나 공표를 하지 않는 선까지 검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표도 하지 못할 정도로 불신이 큰 통계를 굳이 조사해야 할 명분이 없다고 관련 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이미 마늘과 양파 등 주요 작목과 관련해선 농경연 농업관측본부가 실측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데다 생산자단체가 이를 신뢰하고 있어, 실측조사를 더 보강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강선희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은 “양파 통계는 농가 이야기를 들어보거나 산지와 시장에서 돌아가는 현상을 볼 때 관측본부 실측조사가 더 정확성을 기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공표도 못할 정도로 신뢰도가 떨어진 통계를 행정력까지 낭비하며 조사할 필요가 없다. 실측조사를 더 보강하고, 농업계가 주도하는 쪽으로 정부가 통계를 일원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농산물은 물론 농업 관련 통계 전반에 대한 불신이 이어지고 있어 이번 기회에 농업통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제언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양파 주산지를 지역구로 둔 서삼석 더불어민주당(전남 영암·무안·신안) 의원은 “정부 수급정책의 기준이 되는 통계청 농업통계가 시장 상황과 괴리돼 있어 농가와 관련 업계에서조차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비단 이번 양파·마늘 통계뿐만 아니라 쌀 생산량 조사 등에서도 통계청의 통계가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는 농정을 펴는데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수급 정책뿐만 아니라 그동안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농가가 배제된 것도 피해액이 정확히 드러나지 않는다는 통계상의 문제도 있었다”며 “통계청으로 이관된 이후 불신과 논란을 낳고 있는 농업통계를 전문성을 갖춘 농식품부로 재이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욱·고성진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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