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선아 기자] 

사회적 무관심 속에서도 농민들은 각자의 방식과 노력으로 농촌을 지키고 농업을 이어간다. 나아지지 않는 농민들의 살림살이를 걱정하며, 더불어 살아가려는 이웃들의 노력도 계속된다. 경북 예천의 생명의공동체소비자생활협동조합(생공생협)도 그런 곳이다. 생공생협의 일꾼들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이으며 농민과 농민이, 농민과 소비자가, 도시와 농촌이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나아가고 있다. 다시 돌아온 봄,  생공생협 이사장이자 생산자인 이현부·김종연 씨 부부가 생공생협 실무진인 천필범 국장과 권오름·김택곤 간사(사진 왼쪽부터)와 함께 봄날을 만끽하고 있다.  김흥진 기자
사회적 무관심 속에서도 농민들은 각자의 방식과 노력으로 농촌을 지키고 농업을 이어간다. 나아지지 않는 농민들의 살림살이를 걱정하며, 더불어 살아가려는 이웃들의 노력도 계속된다. 경북 예천의 생명의공동체소비자생활협동조합(생공생협)도 그런 곳이다. 생공생협의 일꾼들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이으며 농민과 농민이, 농민과 소비자가, 도시와 농촌이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나아가고 있다. 다시 돌아온 봄,  생공생협 이사장이자 생산자인 이현부·김종연 씨 부부가 생공생협 실무진인 천필범 국장과 권오름·김택곤 간사(사진 왼쪽부터)와 함께 봄날을 만끽하고 있다.  김흥진 기자

영농 노하우 아낌없이 나누고
경쟁보다 자신의 속도 따르며
지구를 구하는 소농들…
농민과 함께 호흡하는 주민도
우리 농촌 버티게 하는 ‘힘’


경북 상주의 김인남(68) 한운농장 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오이명장’입니다. 그의 농장은 늘 ‘배움’을 청하는 청년농업인과 예비귀농인들로 북적입니다. ‘왜’라는 질문을 품고 지난 40년간 전력을 다해 쌓아 온 모든 재배비법과 경영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해주기 때문입니다. 사람 귀한 농촌에서 농업을 이어갈 ‘후계농민’을 키우는 일은 그에게 작물을 키우는 일만큼이나 소중한 일입니다.

전북 익산의 애벌레농장 김훈 대표가 출하하는 ‘쌈채소’는 고객들에게 가성비 갑의 감동을 전달합니다. 귀농 초기 조급한 마음을 다잡고 초기 투자비용을 최소화하는 대신 소비자의 니즈를 세심하게 살피는 일에 정성을 다한 덕분입니다. 그는 욕심부리지 않고 자신의 속도를 지키는 것이 함께, 오래 가는 길임을 압니다.

전남 광주에서 토종벼와 공유지를 매개로 자연과 사람,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일에 열심인 김영대 맑똥작은정미소 대표는 기후위기시대, 땅을 지키고 있는 소농을 살리는 길이 지구를 구하는 길임을 확신합니다. ‘돈’ 안 되는 일만 골라서 한다는 핀잔에도,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사람들을 꼬시러 다니는 이유입니다.

농촌엔 농민들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려 삽니다. 경북 예천의 생명의공동체소비자생활협동조합에 가면 3인3색의 청년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슈퍼마켓 점주, 증권사 직원, 탈핵운동가였던 그들은 농촌 주민들과 호흡하며 어느새 농촌 마을에 없어서는 안 될 천군만마가 되었습니다.

영주 콩마을 주민들은 요즘 라디오DJ 연습이 한창입니다. 평균 연령 70대, 청취자도 진행자도 모두 마을 주민인 라디오 방송국 개국을 앞두고 ‘호호, 하하’ 행복한 수다가 이어집니다. ‘콩할매 합창단’을 만들어 무대에 섰던 경험과, ‘달타령’을 개사해 ‘부석태 콩타령’을 만들었던 실력이 새로운 일을 모색하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농민을 위한 공익법률센터 ‘농본’은 최근 충남 홍성 홍동면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일을 저지른 건 하승수 변호사. ‘노동, 인권, 환경 등을 위해 활동하는 법률단체는 있는데 왜 농민을 위해 활동하는 법률단체는 없는가’ 하 변호사는 일단 먼저 시작해보기로 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농업, 농촌은 우리 사회에 없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소비자 물가는 걱정하지만, 농민들의 생계는 걱정하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도 농민들은 각자의 방식과 끈질긴 생명력으로 농업을 이어갑니다. ‘소멸’과 ‘소외’라는 현실의 조건을 딛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이 있어 농촌이 유지되고, 도시가 살아갑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했던가요. 한국농어민신문이 창간 41주년을 맞아 ‘농, 다시 봄’을 주제로 그들의 삶을 들여다봤습니다. 모든 농민의 ‘찬란한 봄’을 응원합니다.

김선아 기자 kimsa@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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