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주현주 기자]
 

식품원료 수급 불안 해소 명분
식약처, 18일부터 시행

수입산 원료사용 증가 불보듯
부적합 품목 우회수입도 가능


식품안전 당국이 코로나19 정국을 틈타 식품 원료 수급 불안을 해소한다는 목적으로 수입산 신선식품의 수입 검사제도 기준을 완화했다. 자연스레 수입산 신선식품을 식품 원료로 활용하는 곳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우회 수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8일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수입 식품 원료의 원활한 국내 공급을 위해 수입업자에게 ‘조건부 수입검사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조건부 수입검사 제도는 신선식품 등에 해당하는 수입식품에 대해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유통·판매 금지 조건을 붙여 수입신고 확인증을 발급하고 영업자가 신고한 보관창고로 입고를 허용하는 제도다.

그동안 식약처는 2년 이내 부적합 이력이 있는 모든 품목에 대해 수입국과 관계없이 조건부 수입검사 대상에서 제외했으나 앞으론 부적합 이력이 있는 동일국가 동일품목만 제외된다. 예를 들어 지난해 A국가 대두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올해 무작위표본검사에 선정된 B국가 대두가 조건부 수입검사를 신청할 경우 그동안은 동일 품목이라서 신청이 반려됐다. 하지만 8월 18일부턴 제조(생산)국이 상이해서 신청 접수가 가능하게 됐다.

이와 관련한 법령인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 시행규칙’ 개정이 올해 말까지 완료될 예정인 가운데 식약처는 적극 행정 일환이란 명목으로 관련 법령이 개정되기 전인 18일부터 해당 조치를 시행키로 했다. 식약처는 “코로나19로 식품 원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식품업체들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조치가 시행되면서 식품 원료를 수입산으로 쓰는 곳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국가의 신선식품이라도 우회국을 통해 국내로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 실제 최근 관세청 원산지 조사 경진대회에서 관세행정관들은 아프리카 농산물의 중국 우회 등 타 국가로의 우회 수입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가뜩이나 긴 장마로 원료 생산과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지와 국내 식품업체에선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관련기사 2면

김경욱·주현주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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