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욱 대아청과 대표이사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호반 인수절차·새 경영진 구성 마쳐
투기성 자본 유입 우려 목소리에
“전액 자기자본 인수, 되팔 생각 없어”
도매법인 공익적 기능 역할도 강조


“도매법인은 단순히 경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출하주 및 중도매인 지원과 수요량 예측 등 여러 공익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유통 주체들과 상생하는 방향으로 회사를 경영해 나가겠습니다.”

서울 가락시장 도매법인인 대아청과(주) 박재욱 대표이사의 말이다. 호반그룹이 새 주인이 된 대아청과는 8월 말 인수절차를 모두 마무리 하고 새 경영진 체제를 구성했다. 박재욱 대표이사는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나 회사운영 방침과 농업계 우려에 대한 그의 생각을 밝혔다.

농업계는 도매시장에 기업 자본이 잇따라 들어오면서 도매시장의 공공성 보다는 기업의 이윤 추구가 우선시 될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도매법인의 매각과 인수가 반복되면서 투기성 자본이 도매시장에 유입되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

박재욱 대표이사는 이에 대해 “호반이 부채로 인수한 것이 아니라 전액 자기자본으로 인수한 것”이라면서 “인수를 해서 되팔거나 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필요한 인력을 적정히 공급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어 3명을 충원하겠다고 했고, 전산분야 투자도 획기적으로 할 것”이라며 “일시적으로 경영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인수 계기에 대해서는 “호반이 건설업도 하지만 레저사업과 '아브뉴프랑'이라는 유통 관계업도 한다”며 “물론 도매시장은 처음이지만 우연한 기회에 대아청과를 접촉하게 됐고,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인수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재욱 대표이사는 호반건설 상임감사 출신으로, 건설회사에 오기 전에는 30년 가까이 외환은행에 근무했던 금융맨이기도 하다. 그는 “은행과 건설회사에서 근무하다 이렇게 오게 됐는데 저에겐 생소한 업무지만 시장에 와서 보니 나름의 질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흥미롭게 공부하고 있다”며 “원칙을 지켜가며 경영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아청과 경영 방침에 대해 그는 “호반에서 저와 상무이사가 왔을 뿐 기존 인원이 그대로 있기 때문에 경영 기조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며 “지금까지 직원들이 잘해 온 것처럼 출하주와 중도매인, 하역노조와 직원 등이 모두 상생해 발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장도매인제와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 박재욱 대표이사는 “제도적 문제라 답변하기 어렵지만 큰 틀에서 이해관계자들이 수긍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도매법인이 경매수수료만 받는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농산물 유통에 있어 많은 역할을 한다. 수익의 원천이 상장수수료이긴 하지만 생산자에겐 출하선도금과 출하장려금을, 중도매인에겐 판매장려금을 지원하고, 수요량 예측이나 안전성 관리 등 여러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며 도매법인의 역할을 강조했다.

대아청과 인수과정에서 불거진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한유련)와의 갈등에 대해선 “얼마 전에도 한유련 측과 만나 서로 상생할 게 있으면 상생하자고 했다”며 “어쨌든 출하주가 어려우면 법인도 똑같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박재욱 대표이사는 “지금까지 해 온 일과 비교하면 도매시장은 이해관계가 많아 좀 복잡하구나라는 생각이지만 원칙을 바탕으로 직원들과 슬기롭게 풀어가겠다”며 “시중에 도는 우려에 대해선 더 든든한 그룹의 밑바탕이 있고, 자율적 경영을 할 수 있기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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