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추경 1174억 편성

[한국농어민신문 김선아·고성진 기자]

양파·마늘, 아로니아 수매 등
농해수위 요구중 60억만 반영
“SOC사업 위주 추경편성 문제…
당초 정부안에 포함했어야”


정부 추가경정(추경)예산이 2일 국회를 힘겹게 넘으며 확정됐다. 국회 차원에서 양파·마늘·아로니아 등 일부 농산물 수매 자금 60억원을 신규 반영함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총 6개 사업에 1174억원의 예산을 추가 확보했다. 하지만 긴급 편성이 요구돼 온 또 다른 예산인 보리 수매 127억원과 농촌진흥청 소관 과수화상병 피해 지원 277억원은 결국 반영되지 못했다. 상임위원회가 신규 증액 편성했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농식품부는 이번 추경 예산 편성으로 2019년 농업·농촌 분야 총 6개 사업에 1174억원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9년 본 예산 대비 0.8% 증액된 규모다. 이번 추경은 국회에 제출된 지 99일 만에 처리됐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노후 수리시설 개보수 사업 500억원, 농촌용수개발 사업 300억원, 배수개선사업 193억원을 투입한다. 또한 가축분뇨에서 주로 발생하는 암모니아 저감을 위해 추진하는 ‘가축분뇨처리지원 사업에 112억원을 추가 지원한다. 로컬푸드 직매장 설치 등 농산물직거래 활성화 사업에 9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번에 확정된 추경 예산 중 양파·마늘 수매 30억원, 아로니아 가격안정 30억원 등 60억원은 정부 제출안에는 담기지 않았던 내용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추경 예비심사에서 아로니아 긴급 수매 예산 50억원을 신규 증액한 것을 예결위 본 심사에서 최종 조정한 것이다. 이 예산이 반영되면서 농식품부 추경 예산은 당초 제출안이 모두 반영됐을 뿐만 아니라 60억원이 추가 증액됐다.

하지만 긴급 편성이 요구됐던 또 다른 예산인 보리 수매 지원 127억원과 농촌진흥청 소관 과수화상병 피해 지원 277억원은 모두 반영되지 못했다. 상임위원회인 농해수위 예비심사 과정에선 긴급 증액됐지만, 본 심사의 경우 시간에 쫓겨 ‘증액’ 예산이라는 이유로 다른 사안들과 마찬가지로 논의조차 재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농업 분야의 특성을 반영한 추경 예산 반영이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못해 아쉽다는 목소리가 있다.

야당의 한 전문위원은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이 전부 반영됐고, 아로니아와 양파·마늘 관련 예산은 그나마 증액 편성됐다. 하지만 또 다른 긴급 사안이었던 과수화상병 피해 지원 예산이 반영되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면서 “농업 특성상 긴급하게 필요한 예산들이 있는데, 이에 대해 농해수위 위원들을 제외하고 여야 의원들이 예산 심사 과정에서 간과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런 차원에서 정부가 추경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기에 앞서 더욱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번 추경 제출안의 경우 시일을 다투는 긴급 성격의 사업들이 아닌 SOC 위주로 예산이 편성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야당의 관계자는 “과수화상병이나 농산물 긴급 수매의 경우 추경 예산안 제출 당시 예측할 수 없는 측면이 분명 있지만, 이번 농식품부 추경 예산안은 대부분 SOC 예산이라고 봐도 무방할 지경”이라며 “농업·농촌 분야의 본 예산 확보가 힘들어지는 만큼 긴급하게 요구되는 추경안을 제대로 확보할 수 있도록 면밀한 검토와 편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선아·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