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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농어촌물포럼] ‘농업용 수세’ 논의 수면 위로···정확한 물 사용량부터 파악해야‘물관리기본법’ 시행…농업분야 대응책 마련 분주

[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 한국농공학회와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2019년도 제1회 농어촌물포럼’에 참석한 토론자들이 ‘통합물관리 시스템과 농업용수’를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한국농공학회와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2019년도 제1회 농어촌물포럼’에서는 환경부를 주축으로 진행되고 있는 통합물관리와 관련, 농업분야의 대응방안이 논의됐다. 6월부터 시행되는 ‘물관리기본법’에서는 일단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관련법만 일원화되면서 통합물관리 대상에서 농업용수 부문은 빠졌다. 하지만 추가적인 논의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농업부문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뇽어촌물포럼에서 제기된 내용을 중심으로 20년 넘게 진행돼 온 통합물관리 논의의 역사를 짚어보고, 농업부문의 대응방안과 논란거리를 짚어본다.


2000년 폐지 농업용수 사용료
통합물관리 논의와 함께 부각 
‘물 낭비’ 지적하며 재도입 주장
허가수리권 전환도 요구할 듯
"일정 수세 논의는 필요하지만
적게 쓸 때 혜택 등 고려해야"

전체 물 이용량의 절반 가량
농업용수 차지로 알려졌지만
40% 달하는 손실량 감안해야
실제 사용량 ‘18.2%’ 분석도


▲20년 넘은 통합물관리 논의=한국에서 통합물관리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것은 지난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송기헌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부원장에 따르면 1997년 방용석 의원이 처음으로 물관리 체계 일원화를 위한 ‘물기본법’을 발의했고, 이어 국토부는 검토 보고서를 통해 국무총리실 산하에 통합기구 설치와 기존 부처를 유지하면서 물관리 정책조정기능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었다. 이어 국무총리실 산하에 합의제 행정기관인 물관리정책조정위원회가 설치됐다.

이에 앞서 1991년 낙동강에서 발생한 패놀 오염 사고로 인한 대책으로 당시 수질 개선사업을 담당하고 있던 건설부의 상하수도국이 환경처로 이관됐고, 보건사회부의 수돗물 수질규제 업무도 함께 환경처로 이관되면서 ‘수량’과 ‘수질’ 관리가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로 이원화돼 관리되기 시작했다.

송 부원장은 “이후 일각에서 물관리 업무의 중복과 비효율성이 제기되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여 년 동안 논의와 갈등을 지속해 오다 지난해 6월, 국토교통부의 수자원 관리업무가 환경부로 이관돼 ‘통합물관리’ 정책이 시작됐다”면서 “여기에 농어촌물관리도 통합관리에 포함시키자는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며, 논의 초기라는 점에서 더 올바른 방향과 체계적인 추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통합물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다수가 긍정적이지만 해결책에 대해서는 전문분야의 이해관계에 따라 각각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환경부는 하나의 행정 객체인 ‘물’을 놓고 양과 질을 분리해 관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잘못된 시스템이라고 정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송기헌 부원장은 “농업용수는 타용수와 통합해 취급하기 어려운 특성을 지니고 있어서 농업전문가나 기관에 의한 맞춤형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농업용수는 식량생산 등의 농업활동과 밀접하게 결합돼 있기 때문에 농업용수의 관리를 농업정책과 분리해 추진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미비한 법률=김성준 한국농공학회 학회장(건국대 공과대 사회환경공학부 교수)는 농식품부가 관장하고 있는 용수관련 법률의 미비점과 함께 실제 농업용수로 사용되는 물의 양 등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학회장은 “물관리 일원화는 법으로 돼 있기 때문에 할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물관리기본법에 따라 설치되는 국가물관리위원회는 행정력을 수반하는 기관”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가 및 유역물관리위원회는 물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 농업용수가 많이 포함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통합물관리로 인해 농업용수 사용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가·유역물관리위원회 1기가 앞으로 3년간 논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과제에 대해 “수리권에 대한 심층연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농식품부 관장 법률 중에는 땅과 관련된 15개 법이 있는데 이들 법률의 목적 등에 ‘농어촌용수’를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농업용수와 관련해 시급하게 정비해야 할 주요 법률로 꼽은 것은 농어촌정비법과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 산림법, 농어촌공사법 등이다.

그는 또 “농업용수 이용량이 전체 물 이용량 330억㎥ 중 절반에 가까운 150억㎥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알려져 있는데, 상수도와 달리 농업용수는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손실량이 최소 40%에 달한다”면서 “예를 들어 저수지에서 100㎥을 공급했다고 할 경우 수로를 채우는 양, 농지 말단 배수 손실량과 증·발산량 등을 감안해 실제 농지를 기준으로 사용량을 계산하면 48억㎥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덧붙여 “정부가 1980년부터 2014년까지의 수자원 총량 대비 농업용수 사용량을 분석한 데 따르면 40.9%를 사용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하천 회귀수량 등까지 개인적으로 계산을 해보니 실제 사용량은 18.2%로 나타났다”면서 “이에 대한 보다 세밀한 조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준 학회장은 또 농업용수의 수리권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그간 농업용수는 관행·기득수리권이 인정되면서 민사적인 문제로 넘어가더라도 100% 농업인이 승소를 했었다”면서 “하지만 물관리기본법이 시행되게 되면 이런 판단이 흔들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세도 문제 논란될 듯=2000년도 전국농지개량조합과 농지개량조합연합회, 농업기반공사가 한국농촌공사로 통합되면서 폐지됐던 수세 문제도 다시 현안사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김성준 학회장은 “지난 2000년도, 김대중 정부 당시 전국농지개량조합과 농지개량조합연합회, 농업기반공사가 한국농촌공사로 통합되면서 당시 300평당 쌀 5kg이던 수세(총액 약 500억원)가 폐지됐다”면서 “농업용수에 대한 수세폐지로 결국 농업용수의 공급이 국가의 무한 책임이 됐으며 농민들의 농업용수 낭비로 이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그는 “댐이나 보, 담수호 등 국가가 설치한 시설에 대한 농업용수 이용이나 간척담수호의 농업용수 이용도 물관리기본법 재정으로 인해 국민전체 및 지역주민을 아우르는 공평한 물 관리를 추구하는 수리권의 합리적인 조정조항의 신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수리권 행사를 위한 물 값 납부 정책에 대해 고민한 필요가 있는 상황이 됐다”고 주장했다.

김홍상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도 이에 대해 “물관리기본법은 16조에서 ‘물을 사용하려는 자는 관련 법률에 따라 허가 등을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민법에 기초한 관행수리권 형태의 농업용수 이용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물관리기본법이 유역단위 통합물관리와 허가수리권체계로의 정비를 추구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농업용수 관련 관행수리권과 허가수리권 간의 관계정립이 중요한 과제로 등장했으며, 그간은 관행수리권에 의거해 농업용수의 이용이 어느 정도 자유로웠지만 점점 더 힘들어지고 관행수리권도 허가수리권 체계로의 전환 논의가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

하지만 수세에 대한 농민 반응은 냉담했다. 차상락 성환농협 조합장은 “농업용수 이용료와 관련해 이야기가 있는데 농민에게 다시 수세를 거두는 일은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홍상 선임연구위원은 “농업용수에 대한 정당한 이용권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수세를 내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보이지만 농민반발이 심각할 것”이라면서 “쉽지 않은 문제이고, 따라서 조사를 통해 실제 필요량을 정하고 적게 사용할 경우에는 공익형 직불제처럼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함께 고려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유역물관리위원’ 농업계 참여 대상 모호

‘물 분쟁’ 조정 역할 담당 중책
"농업관련 조직 부재한 상황"


▲직제 문제=물관리기본법에 따라 설치·운영되는 국가 및 유역물관리위원회의 구성·운영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농식품부와 산하기관 등의 직제변경을 통해 유역단위의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는 게 골자인데, 이유는 실제 유역단위 물 관리 방안과 분쟁이 발생할 경우 조정역할을 담당하게 될 유역물관리위원회에 위원으로 누구를 참여시켜야 할지 대상이 모호하기 때문.

농식품부도 이에 대해서는 문제인식을 갖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김인중 농식품부 식량정책국장은 이에 대해 “유역물관리 방식으로 전환될 경우 이에 참여할 농업관련 조직이 부재한 상황”이라면서 “농업용수 개발 및 시설단위 물관리 전문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의 경우에는 유역단위 물관리를 위한 기관의 확대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훈 농식품부 차관보도 이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며 “농공학회 등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관리기본법 상 30~50명으로 구성하게 되는 유역물관리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는 대상은 △해당 유역 관계 시·도지사와 물관리 업무의 경험이 있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무원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따른 공공기관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의 장이 추천하는 임직원 각 1명이다.

또 △해당 유역 관계 시·도지사가 추천해 국가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이 공동으로 위촉하는 사람(대학 물관리 분야의 부교수 이상 또는 10년 이상 재직한 사람·물 관련 단체나 기관에서 10년 이상 종사한 사람·법관, 검사 또는 변호사로 10년 이상 재직한 사람·해당 유역의 주민으로 물관리 분야에 경험이 풍부한 사람) 등이며, 공무원이 아닌 위원이 전체위원의 과반수가 돼야 한다.

문제는 ‘해당 유역 관계 시·도지사와 물관리 업무의 경험이 있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무원’의 자격으로 유역물관리위원회에 참여할 대상이 농업계로서는 애매한 상황이라는 점.

김홍상 선임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직불제도 개편과 지방분권형 농정의 확산 등과 연계해 지방사무소가 있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지역조직과 농촌진흥청 조직을 개편해 농업관련 지방청 조직을 신설하고, 지방청 조직에 농업용수 관리담당자를 둬 유역관리위원회에 대응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농업용수도 관리환경의 변화에 따라 수량만이 아닌 수질을 함께 고려한 물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농어촌공사와 지자체 중심의 관리 한계를 넘어 토양환경관리 관련 전문조직인 농진청과 환경부의 관련조직 참여, 그리고 농업인과 지역주민의 참여를 전제로 새로운 관리체계와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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