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구자룡 기자]

▲ 의령군농민회가 5월 28일 의령군청 앞에서 진행한 ‘의령토요애유통의 부실·비리경영과 관련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중간상인에 선급금 떼이고
보관농산물 상품성 하락·폐기
최소 손실액 30억원 추정
외부회계감사 등 강력 촉구


경남 의령군과 지역농협 및 농업인들이 출자해 지역농산물 전문유통기업으로 10년 전 설립한 토요애유통(주)이 부실 논란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의령군농민회(회장 김부연)는 5월 28일 의령군청서 ‘의령토요애유통의 부실·비리경영과 관련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한기·장명철 의령군의회 의원 등도 함께했다.

의령군농민회는 “토요애유통의 부실과 비리로 인한 손실이 확인된 금액만 30억원이 넘는다”면서 “그럼에도 2018년도 결산 손실액은 5억5000만원으로 회계처리가 되고, 어떤 책임도 묻지 않고 주주총회에서 결손처리를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라고 제기했다.

농민들은 토요애유통에 대해 “의령군에서 생산되는 농축임산물을 판매해 농민들의 소득 증대에 이바지하겠다는 설립취지와 맞지 않는 운영으로 농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면서 “운영과 회계의 문제가 있다는 소문이 결국 사실로 밝혀져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라고 토로했다.

또한 “사태가 이러함에도 지도·감독을 해야 할 최대 주주 의령군과 당연직 이·감사를 둔 농축협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토요애유통의 총체적 부실은 특정 개인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암묵적 동의로 자행된 사건이라는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라고 피력했다.

특히 “2019년 예산에 반영된 토요애 외부 회계감사 용역을 왜 실시하지 않느냐?”라면서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고 예산까지 배정해 놓고서 집행을 하지 않는 것은 이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거나 부실경영에 깊숙이 개입되어 있다는 의구심을 살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토요애유통과 농민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썩은 곳을 과감하게 도려내야 하며, 설립취지에 맞게 농민들에게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외부회계감사 용역 실시 △운영심의위원회 구성 △부실비리경영 수사 △부실경영 초래 이·감사 사퇴 등을 촉구했다.

토요애유통은 2009년 77억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된 농산물전문 유통회사다. 의령군이 43%, 의령농협·동부농협·의령축협이 47%, 농민단체 및 일반 농업인이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농민들이 정성들여 생산한 농산물을 지자체와 농협이 협력해 적정한 가격에 책임지고 팔아주는 유통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로 출범했지만, 중간상인에게 지급한 선급금을 떼이고 보관중인 농산물이 상품성을 잃고 폐기되는 등의 손실이 커지면서 구조적 부실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중간상인에게 지급한 선급금 40억원 중 12억원은 차주 사망 등으로 인해 전액 회수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한다. 또한 지난해 마늘 16억원어치를 수매해 유통하는 과정에서 저온저장온도관리가 제대로 안 돼 마늘순이 생겨 약2억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양파도 대형 포대 톤백 수매로 전환하면서 상품성을 잃는 물량이 급증해 약 3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한다.

토요애유통 관계자는 손실액 규모가 30억원까지는 되지 않고 20여억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해명했으나, 여러 의혹을 해소하고 신뢰를 되찾기에는 여러모로 역부족인 분위기다.

더구나 토요애유통이 지난 2월 제10기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했던 이성환 제3대 대표이사가 두 달 남짓 지나 돌연 사임했고, 이 대표 체제에서 전임 대표이사를 상대로 경영손실 책임을 묻기 위한 재산압류소송이 제기됐음이 뒤늦게 알려져 사임배경을 두고 이야기가 분분하다.

황성철 의령군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은 “28일 의령군의 보고를 받고서 토요애유통 부실의혹 규명의 절실함을 재차 느꼈고, △외부회계감사 실시 △전담공무원 파견 △이사진 개편 등을 요구했다”면서 “진행상황에 따라 특별조사위원회 구성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황 위원장은 “새 대표가 선임돼도 과거에 저질러진 일들의 뒷수습에 급급한 분위기가 계속 이어져서는 안된다”면서 “조속히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서 적폐가 있다면 말끔히 도려내고 새 출발을 해서 토요애유통의 설립목적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라고 피력했다.

의령=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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