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산지 출하대기물량 급증 탓
배추
··양배추 등 주요 채소
생산비도 못 건지는 상황
산지폐기 불구 가격반등 감감
내년 생산까지 차질 우려


배추와 무를 비롯해 양배추 등 주요 월동채소의 가격이 맥을 못 추고 있다. 배추와 무는 정부의 3차례 대책 시행, 양배추는 산지에서 자율 폐기로 가격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시점은 불투명하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지난 14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만난 유통인들은 현재 배추와 양배추 가격이 생산비도 못 건지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자칫 내년 생산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우려하고 있다.

실제 15일 가락시장 양배추 8kg 상품 기준 평균 도매가격은 2900원대로 인건비, 종자값 등의 생산비 4000~4500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러한 생산비 이하 가격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시작돼 12월 중순 5000원대를 회복했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배추 가격 역시 마찬가지다. 15일 10kg 상품 기준 평균 도매가격은 2682원으로 정부의 대책 발표 이후에도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격 약세의 가장 큰 원인은 물량 증가다. 양배추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늘어난 물량으로 여전히 산지의 출하 대기 물량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배추는 서울 가락시장의 대아청과가 매년 실시하는 전수조사 결과가 나와야겠지만 예년에 비해 많은 물량이 창고에 저장돼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처럼 산지의 대기물량이 남아있고, 저장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가격 반등 시점의 예상이 쉽지 않다. 현장에서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자칫 내년 생산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생산비 이하의 가격대가 지속되면서 자본이 부족한 농가나 산지유통인들이 재생산에 주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올해와 달리 내년엔 물량 부족의 사태가 오지 않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고행서 대아청과 영업1부 팀장은 “배추는 정부 대책의 효과가 반영되려면 2월 말은 돼 봐야 알 것 같다”며 “다만 낮은 시세가 장기화되면서 농가나 산지유통인들의 자본력이 많이 떨어져 있다”고 우려했다.

송영종 대아청과 영업3부 팀장은 “월동채소의 특성이 대체 품목이 많지 않다는 데에 있다”면서 “일부 다른 품목으로 대체를 하고 있는 점은 반길만하지만 여전히 품목의 쏠림 현상이 심하다. 따라서 농가의 수익이 보장될 수 있는 대체 품목이 개발된다면 품목 쏠림으로 인한 가격 폭등락을 완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