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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현장리포트/고성마암양란수출법인] "양란, 중국 대신 동남아 새 판로 열어야 숨통"
   
▲ 정대영 고성마암양란수출법인 대표가 재배 중인 양란 분화를 설명하고 있다. 양란 수출은 겨울이 오는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중국내 난 소비 위축에 
사드 역풍까지 '고사 직전'

2007년 이후 수출 계속 줄어
절반 수준 떨어진 수출 단가
물류비 상승으로 적자 허덕

베트남·태국 진출 가능성 커 
현지 홍보 등 정부 지원 시급


“중국에서 난 소비가 위축돼 양란 수출이 무척 어려운데, 사드 역풍까지 맞아 고사 직전에 있습니다. 이러다가 양란 수출산업의 맥이 끊길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경상남도 고성에서 20년 넘게 수출용 양란(심비디움)을 재배하고 있는 정대영 고성마암양란수출법인 대표의 목소리에는 답답한 기색이 역력했다. 정대영 대표는 20대 중반부터 지금껏 고향인 고성에서 양란 분화를 전문적으로 생산·수출하고 있으며, 국내 양란업계에서는 잔뼈가 굵은 수출농가로 익히 알려졌다. 정 대표는 “그동안 중국은 우리 양란의 최대 수출시장이었는데, 중국의 시진핑 정부가 부정부패 근절을 앞세워 난을 사치품으로 간주하면서 현지에서 한국산 양란 소비가 급감했다”며 “더욱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우리 양란의 대중국 판로까지 거의 잃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화훼업계에 따르면 양란 수출(난초 포함)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2007년 2600만 달러(중국 2407만 달러)에서 시진핑 정부가 들어선 2012년 1122만 달러(980만 달러)로 반토막 이상 났고, 지난해 434만 달러(374만 달러)에 그치며 10년 만에 1/6 수준으로 급감했다. 또한 양란 수출농가(호접란 포함) 규모는 2006년 99호(310ha)에서 지난해 30여호(43ha)로 크게 줄었다. 나머지 농가들의 대부분은 파프리카·토마토·딸기 등 다른 시설작물로 전환했다.

정 대표는 “2000년대 후반에는 중국 춘절(우리의 설날에 해당) 대목 때 하루 작업량이 40피트 컨테이너 기준 4~5대(대당 약 2200~2300본)에 달했는데, 지난해에는 수출 성수기인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세 달 동안 컨테이너 9대를 겨우 채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출단가도 10여 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본당 7000원 내외)이지만 생산단가와 물류비는 계속 상승해 적자가 늘고, 수출 판로까지 점점 잃어 주변에 양란 농사를 접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 대표는 “양란 등 화훼 수출 위축이 심화될수록 이는 연쇄적으로 파프리카·딸기 등 다른 시설작물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보조금 지원으로 작목전환을 독려하는데, 이런 단기처방은 결과적으로 전체 시설원예농가에게 독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정대영 대표는 중국에 직접 개설한 직매장을 통해 양란을 공급하고 있어 중국 수출은 꾸준히 이어가지만, 더 이상 중국에서 새로운 판로를 개척할 마음은 접었다. 정 대표는 “국내 사드배치 결정 이후 중국의 극우파가 우리 직매장에 찾아와 협박을 하는 등 중국 수출여건이 너무 어려워졌다”며 “동남아 등 새로운 판로를 열어야 양란 수출에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에 따르면 베트남은 집집마다 사당이 있어 꽃 소비가 연중 활발하고, 불교문화권인 태국은 전통적으로 화훼 수요가 많다. 말레이시아는 호텔과 고급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장식용 화훼 소비가 많은 편이다. 특히 동남아는 기후 특성상 양란 재배가 열악해 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때문에 정대영 대표는 이러한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한국산 양란을 취급할 현지 바이어를 찾고자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정 대표는 “개별 업체가 바이어를 직접 발굴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동남아에 있는 정부 산하기관들을 통해 현지 수입업체 정보를 얻고 싶었지만, 대부분 잘 모른다는 답변만 받았다”며 “한 때 정부가 양란을 수출유망상품으로 육성한다고 공언했지만, 양란 위상이 떨어지니 지원도 예전 같지 않다”며 씁쓸해했다.

다행스럽게 지난해 말 정대영 대표는 농촌진흥청과 연계해 베트남에 레드썬·양귀비 등 우리 양란을 첫 시범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정 대표는 “단순히 일회성 수출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동남아 등 신시장을 대상으로 고품질의 우리 양란이 지속적으로 소개될 수 있도록, 신규바이어 발굴·현지 홍보행사 등 정부의 관심과 지원 확대가 무척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경남 고성=박성은 기자 parkse@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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