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수출용 소포장 선별·포장 작업을 진행 중인 성주참외수출센터. 기대했던 중국 수출 길이 막히면서, 참외 수출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드 전자파 범위 감안하면
 참외에 끼치는 악영향 없어
 정부, 중국과 관계개선 기대" 


사드 장비가 경상북도 성주군 롯데골프장에 기습 배치됐다는 소식이 전해진지 이틀이 지난 4월 28일 성주참외수출센터(이하 참외센터)를 찾았다. 성주군에 진입하는 어귀에 있는 참외센터에 들어서니, 몇몇의 직원들이 참외 포장작업을 하고 있었다. 현장에 있던 임재원 참외센터 대리는 “한낮에는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가 평균 50~60도에 육박해 대개 서늘한 아침과 오전에 수확작업을 한다”며 “오후에는 수확한 참외를 홍콩으로 수출하기 위한 개별 소포장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성주는 참외 수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최대 주산지이지만, 현재 이 지역에서 참외를 수출하는 곳은 성주참외수출센터와 성주월항농협 등 단 두 곳에 불과하다. 십여 년 전만 해도 대여섯 업체가 참외를 수출했다. 하지만 해외 판로 확대가 어렵고 수출단가가 국내 시세보다 낮다보니 하나둘씩 참외 수출에 손을 뗐다. 김철곤 참외센터 대표이사는 “참외는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에서 재배되는데, 특히 높은 당도와 아삭한 식감, 샛노란 색깔의 참외는 우리나라만 생산돼 수출 가치가 높다”면서도 “이처럼 희귀성은 높지만 저장성이 떨어져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 위주로 수출돼 시장 다변화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성주지역 참외 수출은 최근 3년 동안 평균 200여 톤에 그치는데, 이중 80% 이상은 일본에 공급된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 농가들이 홍콩과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두바이 등 시장 다변화에 나서고 있으나, 여전히 대일 수출비중이 크다.

이런 와중에 농식품부가 한·중 FTA를 계기로 참외를 비롯한 쌀과 포도 등 7개 품목의 중국 수입허용을 위한 검역협상을 적극 추진한다고 의지를 보였다. 특히 포도와 쌀이 연이어 중국 수출에 성공하면서, 성주참외 수출농가들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컸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신선도·저장성에 문제가 없고, 중국인의 소득수준 및 한류 인기가 높아지면서 수출하는데 최적의 환경이었기 때문. 성주군이 참외농가들과 함께 중국 수출에 앞서 중국인관광객을 겨냥해 2015년 4월부터 제주도에 성주참외홍보관을 운영하고, 지난해 5월 중국 심천과 혜주시에서 참외 시장조사를 추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철곤 대표이사는 “홍보관을 찾은 중국인관광객들의 다수가 성주참외를 높이 평가해 가능성을 봤다”며 “중국 수출 길이 열리면 우리 참외센터에서만 최소 500톤에서 700톤 이상 수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전했다.

현재 참외센터에서 처리하는 수출용 참외 물량은 연간 100~150여톤 내외. 중국까지 진출한다면, 수출물량은 무려 5~6배가량 확대될 수 있다. 그만큼 농가소득 향상은 물론 참외농사로 먹고 산다는 성주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정부가 성주에 사드배치를 전격 결정한 이후 우리나라와 중국 간의 분위기가 급격히 냉랭해진 가운데, 결국 사드 장비마저 배치됐다. 이런 분위기를 미뤄볼 때 참외의 중국 수출검역절차는 앞으로도 답보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사드배치 결정 직후 한동안 성주참외가 전자파 영향으로 안전성에 이상이 있다는 괴담이 돌아 참외농가들이 어려움을 겪었는데, 또다시 되풀이될 우려도 남아 있다.

김철곤 대표이사는 “사드에서 나오는 전자파 범위를 감안하면 참외에 악영향을 끼치는 건 전혀 없다”며 “사드배치 결정 이후 지금까지 성주참외의 안전성을 의심하는 해외바이어들은 없었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그는 “수출 과포화 상황에서 중국은 참외 수출의 새로운 도약이자 기회의 시장인데, 이런 식으로 중국 수출 길이 열리지 않은 것 같아 너무 아쉽다”며 씁쓸해했다. 이어 그는 “언젠가 중국 수출 길이 열릴 것이라는 마음을 갖고 준비하고 있지만, 그 때까지 참외 수출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며 “참외 수출기반이 무너지지 않도록 차기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의지를 갖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성은 기자 parkse@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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