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수출시장 확대방안 토론회

올 상반기 농림수산식품 수출액은 약 44억162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농식품 수출 여건은 수출보조금 지원 폐지, 높아지는 비관세 장벽 등으로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또 중국·일본 등 주요 수출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도 현실이다. 이에 지난 9월 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농식품 수출시장 확대 방안 토론회’에서 수출 전문가들은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을 적극 추진하되 국가별·품목별 특성을 감안해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나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태국 냉동홍시·미얀마 딸기 등 국가별 전략품목을 선정해 수출을 진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날 진행된 다양한 주제발표, 토론회를 정리했다.

일시 : 2017년 2017년 9월 1일
장소 : 서울 중구 프레스 센터


#주제발표1/농식품 수출 동향 및 확대 방안
"아세안 등 포스트차이나 찾기 온힘"

▲신현곤 aT 수출전략처장=국가 전체 수출 비중 중 농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굉장히 적다. 하지만 농식품 수출에는 숨겨진 ‘플러스 알파’가 존재한다. 농식품은 국산 원자재 사용 비중이 높아 타 산업군에 비해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aT는 수출농식품 품질 안전성 관리부터 수출품목 육성 발굴, 물류 및 통관지원, 현지 유통망 개척, 해외 홍보, 수출업체 정보 제공 등 농식품 수출과 관련한 모든 분야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 농식품 수출이 주요 시장인 일본과 중국, 미국 비중이 줄고, 아세안과 할랄 시장 수출이 확대되는 것을 감안해 포스트차이나를 찾는 신시장 수출 확대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과 태국에 수출 기업 사절단을 파견하고, 태국 냉동홍시·미얀마 딸기 등 국가별 전략품목을 선정해 관련 홍보마케팅을 실시했다. 이밖에도 비관세 장벽 대응지원 강화, 수출 창구 단일화, 해외 운송 강화 등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주제발표2/농식품 수출시장 소비 특성 및 시사점
"안전성 검사·할랑인증 획득 힘써야" 

▲김경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우리 농식품 수출시장에서 아세안과 할랄시장이 중요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정보가 굉장히 부족한 편이다. 이에 최근 베트남과 아랍에미리트(UAE) 시장을 조사, 우리 농식품의 진출 여건을 연구했다. 베트남의 경우, 신흥 국가지만 식품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았다. ‘동남아 시장이니 잔류농약 같은 안전성 검사를 조금 소홀히 해도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한류로 한국산 농식품에 대한 인지도가 82.6%로 높고, 고급 상품이라고 평가하는 점은 굉장히 고무적이다. 하지만 신선 농식품의 경우, 판매 품목이 단조롭다는 평가가 많았다. 샤인머스캣 포도와 딸기, 배, 팽이버섯의 수출을 적극 추천한다. UAE 시장 분석결과, 감귤과 배의 수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타나났다. UAE 소비자 중 88.9%가 신선식품 구입 시, 할랄인증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신선이라 할지라도 할랄인증을 획득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주제발표3/농협의 농산물 수출 전략
"사과·배 등 6대 신선식품 지원 강화"

▲이택용 농협경제지주 원예부장=지난해 수출된 신선식품의 48%가 농협을 통해 해외로 진출했다. 앞으로 수출기반 강화, 전략품목 육성,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농식품 수출이 ‘농가소득 5000만원 시대’를 여는데 힘을 보탤 것이다. 이를 위해 사과(대만)와 배(미국) 포도(미국과 동남아), 단감(동남아), 딸기(동남아), 키위(일본) 등 6대 신선식품 전략 품목을 선정했다. 국가별 맞춤 마케팅으로 우리 신선 수출 확대에 앞장서겠다. 또 지역별·품목별 수출전문조직을 육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출품목연합을 조직해 수출창구를 일원화 할 것이다. 농협 농식품 수출전문 브랜드 NH FARM 활성화를 위해 해외 박람회에 NH FARM 전용관을 설치하는 등 해외마케팅도 한 층 더 강화할 것이다.


#주제발표4/딸기 수출 선도조직 수출시장 개척 사례
"딸기 품위 높여 동남아 선박 수출 성공" 

▲오성진 엘림무역 사장=엘림무역은 지난 2003년 딸기 수출을 시작한 이후 20% 이상의 수출 신장을 이뤄내고, 딸기 수출선도조직으로 선정되는 등 많은 성장을 했다. 발상의 전환과 품질 관리가 비결이다. 회사를 설립했을 당시, 우리 딸기의 주 수출시장은 일본이었다. 대부분의 수출 농가들은 일본 품종을 재배해 비싼 로열티를 내며 일본에 수출했다. 수출된 제품은 일본산보다 품질이 떨어져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시장은 이미 과열된 상황이었다. 이에 딸기의 일본 시장 진출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다른 시장을 공략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쉽게 무르는 딸기의 특성 때문에 쉽지 않았다. 수출업체들이 일본에만 집중한 것도 바로 이 이유였을 것이다. 이에 숙기 조절, 영양제 관리를 통한 수명 연장, 경도 강화를 위한 토양 개선 등 다양한 대책을 세워 딸기의 품위를 한층 높였다. 그 결과 우리 딸기의 동남아 수출에 성공했다. 더 눈여겨볼 점은 선박으로 수출한다는 점이다. 품질과 관련된 클레임은 전혀 없다. 수출물류비가 준 건은 당연한 일이다. 지난 2014년에는 캄보디아와 미국 수출도 성공했다.

김효진 기자 hjkim@agrinet.co.kr


#종합토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1일 개최한 '농식품 수출시장 확대방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참/석/자
배원길 서울대학교 교수
임정빈 서울대학교 교수
정운용 NH무역 대표이사
정화영 로즈피아 대표
이태훈 대상 팀장
정문기 한국농어민신문 논설위원
황해창 헤럴드경제 부국장
신학기 농촌진흥청 수출농업지원과장
이정삼 농림축산식품부 수출진흥과장
김홍상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림산업정책연구본부장(좌장)


이날 종합토론에서 참석자들은 대표 수출품목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정부가 시장별 맞춤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한 정책 마련이 아닌 한식과 연계한 농식품 수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농식품 수출, 농가소득과 연결
▲김홍상=농식품 수출이 우리 농업계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농식품 수출은 우리 농업의 변화, 안전성 강화, 농가소득 등과 연결되는 주요 이슈 중 하나다. 이 자리가 수출 관련 주요 현안을 되짚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신시장 기본정보 정부가 파악을 
▲배원길=우리 농식품의 수출 확대를 위해 신시장 개척이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관련 정보가 없어 쉽지 않다. 수출 문의를 어떤 기관에 해야 하는지, 수입 제도는 어디서 얻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품질과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시장을 개척 할 수 없다. 정부가 기본적인 정보를 파악, 이를 정리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대표 수출 주력 품목을 발굴해야
▲임정빈=프랑스 와인과 뉴질랜드 키위처럼 대표 수출 주력 품목을 발굴해야 한다. 수출선 다변화를 위한 해외 시장 개척도 좀 더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또 국가별·품목별 특성을 감안한 차별화된 맞춤형 수출이 필요하다. 농식품 수출의 개념을 농식품에만 국한하지 말고 농기계, 브랜드로 넓혀 나갔으면 좋겠다.

'사드 보복' 품질강화로 극복 노력
▲정운용=중국에 농식품을 수출하는 업체들이 사드로 중국정부가 우리 제품을 무조건 반려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상은 법규에 따른 정확한 잣대로 통관을 진행한 경우가 많다. 우리 업체들이 경쟁력 및 품질강화를 통해 극복해야 한다. 정부는 빅 데이터를 통해 맞춤 정보를 제공해줬으면 좋겠다.

시설재배, 정부 주도의 전환 시급
▲정화영=화훼 같은 시설재배품목은 국가 정부 주도의 방향 전환이 시급하다. 우리 농식품은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통해서만 수출이 확대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마케팅이나 물류비 지원이 아닌 근본적인 기술 개발과 첨단화된 스마트 시설이 필요하다. 일본이나 네덜란드 등은 정부주도로 시설단지를 구축, 해외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식, 현지 식문화에 녹아들어야
▲이태훈=정부는 물론 수출 업계 모두가 농식품을 수출을 단기적으로만 생각한다. 김치나 고추장 같은 전통식품은 식재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현지 식문화에 녹아들어야만 소비가 이뤄진다. 실적과 같은 성과에 급급해 정책을 세우고 수출을 시도하면 안 된다. 한식이라는 문화를 알려 거리낌 없이 우리 상품을 소비하면 농식품 수출은 자연스레 늘어난다.

동남아 소비자 선호 수출품목 부족
▲정문기=정부가 수출 확대를 위해 동남아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그러나 수출 주력품목 중 동남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품목이 없다. 일례로 신규 수출유망품목 발굴 및 육성 프로젝트인 ‘미래클 프로젝트’의 품목 중에서도 동남아 소비자들이 크게 선호할만한 제품이 몇 개 없다. 정부가 농협과 많은 수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현장에서는 농협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물류비 지원문제는 아직 가이드라인도 나오지 않았다.

항만에 농식품 수출 센터 건설을 
▲황해창=우리나라는 항만에 농식품 수출 물류 거점센터가 없다. 포도를 전 세계에 수출하는 칠레는 정부가 수출물류센터를 운영하며, 포도 수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선 농식품은 부산 같은 큰 항구에 저장부터 포장·가공·검역을 원스톱으로 할 수 있는 수출물류센터를 먼저 건설하고, 나머지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

PLS 제도 적극 홍보로 안전성 제고
▲신학기=각국의 잔류농약안전성검사가 까다로워지고 있다. 내년에 시행되는 PLS 제도(농약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가 우리 수출 농식품 안전성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수출 농식품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많은 의견이 제시되고 있지만 농가들이 이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현장에 관련 정보가 전달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해야 한다.

수출 농가 자원관리시스템 만들 것
▲이정삼=그동안의 수출지원사업은 정부 주도 아래 진행돼 왔다. 품목별로 통합조직을 만들어 농가와 수출업체가 원하는 사업을 직접 진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드론과 GPS등을 이용해 수출 농가의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을 만들 예정이다. 효율적인 수출농가 관리와 지원이 이뤄질 것이다. 최근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받은 만큼, 곧 실질적인 조사를 착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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