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가운데 전통주에 대해서만 허용이 된 온라인 판매의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 공공기관이 이용하는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전통주가 입점한 지 1년이 됐지만, 연간 판매 실적이 1000만원 수준에 그치는 등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일부 제조업체들이 운영하는 자체 쇼핑몰을 제외하고 다른 온라인 판매 채널의 매출 흐름도 정체되거나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나라장터 쇼핑몰 입점 1년 판매실적 1000만원 수준
다른 온라인판매 채널도 대부분 매출 정체·하향곡선 


24일 관련 업계와 조달청 등을 통해 전통주의 온라인 판매 실적을 파악해 본 결과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는 전통주의 매출 실적이 전반적으로 정체되거나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해 정부가 대대적으로 전통주의 입점을 홍보했던 나라장터 쇼핑몰의 경우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1년 동안 1135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쳐 애초 정부와 관련 업계의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관련 업계에서도 혹평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일부 제조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자체 쇼핑몰 등은 상대적으로 고정 매출을 가져가고 있지만, 대부분의 업체가 판로 확보에 애로를 겪는 데다 자체 쇼핑몰을 운영하기 어려운 여건상 온라인 매출의 경우 공식적으로 허용된 판매 채널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다른 온라인 판매 채널의 매출 실적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전통주를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는 곳은 나라장터 쇼핑몰을 포함해 정부 기관과 민간 협회, 홈쇼핑 업체 등 9곳인데, 대부분 매출 정체 또는 부진을 겪고 있다. A 정부기관이 운영하는 쇼핑몰의 전통주 판매 실적은 2015년 2000만원에서 2016년 500만원으로 75% 급감했다. 다른 업체의 판매 실적은 월 3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또 다른 곳의 경우 매출액은 지난해 일부 늘었지만, 그 이전 정체 기간이 길었다.

전통주 업계에선 온라인 판매 채널에 대한 사후관리 및 홍보 부재, 전통주에 대한 인식 미흡 등이 관련 정책의 부재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전통주의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되지 못한 채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2012년 주류산업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전통주의 온라인(통신) 판매 매출액은 39억원으로, 전체 판매 비율의 7%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분위기를 전환해 보자는 차원에서 정부가 하반기부터 일반쇼핑몰에서도 전통주를 구입할 수 있도록 온라인 판매 채널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업계에선 기대와 우려가 뒤섞여 있다. 중소 업체들의 판로 확대를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하지만 기존 온라인 판매 채널의 부진 사례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도 있다. 또한 시행 시점인 하반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업계 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는 준비 기간을 확보하기 위해선 관련 고시 개정 작업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국세청 등과 관련 절차에 맞춰 고시 개정 작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온라인 판매 채널 확대가 전통주 산업의 파이를 전반적으로 넓혀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향후 온라인 홍보와 콘텐츠 제작 등의 지원을 통해 온라인 판매가 침체를 벗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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