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 되면서 선적을 눈앞에 둔 삼계탕 수출이 보류되는 등 가금육류 수출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9월 수출 재개된 가금육류
2개월만에 문제 터져 울상

수출 제한품목 아닌 삼계탕
선적 앞두고 취소돼 난감


직격탄을 맞은 곳은 우리 가금육류의 제2 수출시장인 홍콩 수출이다. 무엇보다 지난 8월 18일 우리나라가 AI 청정국 지위를 회복하면서 지난 9월 수출이 재개됐던 터라 아쉬움이 크다.

박경일 농림축산식품부 검역정책과 사무관은 “대홍콩 신선 가금류 수출은 지난 3월 발생한 AI로 전면 중단됐다가 지난 8월 AI 청정국 지위를 다시 회복함에 따라 홍콩 측에 신선 가금제품의 수입 재개를 요청해 지난 9월 경기도 가금육류의 수출이 재개됐다”며 “그러나 수출이 재개된 지 2개월 만에 또 문제가 발생해 수출길이 막혀버렸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우리 가금육류 수출의 최대 시장인 베트남은 AI 발생농장으로부터 3km 이내의 가금육류가 아니면 수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출길이 당장 막히지는 않았지만 상황이 좋지는 않다.

국내 최대 냉동닭고기 수출업체인 싱그린푸드시스템의 김준현 해외영업팀장은 “베트남은 11월을 기점으로 가금육류의 수요가 높아지는데, 본격적인 소비철을 앞두고 AI가 발생해 난감하다”며 “대내적으로는 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대외적으로는 한국산 가금육류 소비 둔화 움직임이 점쳐져 어디서부터 대응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이런 불안함은 AI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수출 제한 품목으로 취급되지 않는 삼계탕 수출업계에서 더 크게 감지되고 있다.

가장 큰 우려는 한중농업장관회의 등 물밑작업을 통해 지난해 6월, 10년 만에 가까스로 물꼬를 튼 중국수출이다. 사드(THAAD) 배치에 이어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까지 체결돼 중국과의 관계가 예민한 상황에서 AI까지 더해져 시장 개척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수연 농식품부 수출진흥과 사무관은 “중국검역당국이 AI 발생 이후, 우리 삼계탕의 정밀검사를 실시해 일반적으로 20일 정도 걸렸던 통관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이와 관련 상하이 국영병원에서 진행하기로 했던 삼계탕 홍보행사를 비롯해 각종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고 밝혔다.

몇몇 수출업체들은 이미 불똥을 맞았다. 교동식품은 중국 바이어로부터 AI로 인한 수출 보류 통지를 받았다. 박헌용 교동식품 부장은 “바이어가 AI로 판매가 부진할 것이라며 수출을 보류해 삼계탕 60톤이 선적을 바로 앞둔 상황에서 공장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바이어에게 한국 검역 시스템상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닭이 도축될 수 없다는 사실을 몇 차례 얘기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중국의 경우 과거 AI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한 적이 있어 특히 예민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농협 목우촌은 중국 TV홈쇼핑인 동방CJ와 진행 중이였던 한국 삼계탕 기획전을 보류했다.

김효진 기자 hjki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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