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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재단 ‘한국농정대연구 1차 공개포럼’ <하> “농업정책 핵심은 농가소득 보장···중소가족농 우대정책 내놔야”
   
▲ 지역재단이 주최하는 <한국농정대연구 제1차 공개포럼>이 3월 25일에 이어 31일 서초1동 주민센터 2층 소회의실에서 개최돼, 책임연구자들의 발표와 함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박진도 이사장은 토론을 마무리하며 “이번 첫 공개포럼을 계기로 현장의 고민들을 더 담아 농정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정책과제 도출에 최선을 다해보자”고 당부했다.

 

■ 농가소득, 문제점과 해법
장경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부소장

1995년 이후 20년간 농업소득 정체
도농간 소득격차·양극화 심각한 수준
직불중심 소득정책·가격정책 병행을

   
 

장경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부소장은 “농업정책의 핵심은 농가 소득 보장이 되어야 한다”며 “갈수록 쪼그라드는 농가 소득 문제를 풀지 않고서는 더 이상 농업·농촌·농민의 지속가능성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1995년 이후 약 20년간 실질 농업소득이 크게 감소하면서 2011년 빈곤농가의 비율은 23.7%에 달한다. 도농간 소득격차와 농민층내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장 부소장은 “그동안 정부가 소수의 정예농가를 육성해 농업을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키우고, 여기서 탈락한 대다수 중소가족농은 복지정책으로 접근해 삶의 질을 높여보겠다고 했지만, 이는 복지기반 자체가 열악한 한국사회에서 가능성이 없는, 대단히 무책임한 정책기조”라고 질타했다. 따라서 80% 대다수 중소농의 삶의 질 문제는 복지가 아닌 소득 보장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

농가소득 보장을 위해 그가 제시한 해법은 소득정책과 가격정책의 균형과 병행. 다원적 공익기능 보상이나 직접 소득지불 등의 ‘소득정책’과 기초농산물 가격안정제도와 같은 ‘가격정책’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쌀소득보전직불제의 경우 목표가격을 높이되 면적 기준의 지급기준을 변경, 상한선을 설정하고 소규모 하위구간에 가중치를 부여해 중소 가족농을 우대할 것을 제안했다. 밭농업직불제는 ha당 단가를 60만원으로 올리고 장기적으로는 논농업과 동등하게 지급해야 하며, 가중치를 통해 소규모 농가를 배려할 수 있도록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앙정부의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도는 생산비 보장 수준으로 최저가격을 인상해 계약재배를 활성화하고 대상품목 수를 확대해 품목 쏠림을 방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농가 수취가격 하한선을 보장하는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도’ 도입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중장기적인 소득정책으로는 직접지불제도를 전면 개편해 모든 농민(논/밭)에 일정액의 고정 직접지불금을 지급하되, 특정 정책목표(환경보전, 식량안보, 조건불리, 경관보전, 토종보전 등) 프로그램 참여시 추가로 가산해 주는 방식을 제시했다.

지정토론자로 참여한 황영모 전북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나타나고 있는 농가소득의 절대적인 악화, 도농간 격차의 문제는 정부가 농정의 1차대상인 농가의 살림살이를 방치한 결과”라고 지적하고 “국민계층간 나타나는 심각한 소득격차를 시정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로, 이의 시정을 위해 국가가 정책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점을 보다 분명히 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금일봉 대신 정당한 대가를-농업재정의 개편
“현 직불제도, 농업기여 지불제로 전환을”

이명헌 인천대 교수

정책당국 재량적 지출사업 줄이고
다기능 보상 지원 프로그램 확대
중앙-지방간 권한·책임 조정해야

   
 

이명헌 인천대 교수는 먼저 “정부 예산편성의 특성상 향후 농업재정이 전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획기적으로 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보다 현실적인 접근을 위해 농업재정 내부에서 중요 영역간의 배분과 그 운용방식의 개선에 초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농업재정 현황을 보면 정책당국의 재량적 지출(정부의 재량적 판단에 따라 재정지원이 결정되는 지출)이 지나치게 많다고 분석했다. 정부 정책사업의 종류가 ‘사업시행지침서’상 70~80개로, 각 사업별 세부사업을 따지면 실제로는 200~300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이렇게 재량적 지출사업이 과다할 경우 관련주체가 시장이나 사회적 수요에 반응하기보다 정부의 디자인을 추종하고, 지원대상의 선정·관리·평가에 과도한 인력·조직·자원을 투입하는 등의 문제점이 나타나게 된다는 지적이다.

또 중앙과 지방간 권한 배분의 불균형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지방정부가 재정을 분담하고 지방정부의 행정력이 동원되는데도 사업의 기본내용, 지원대상 선정, 사업계획 확정 등은 모두 중앙에서 주도, 지방의 재량권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이 교수는 농업재정의 중점을 재량적 지원사업으로부터 이동시켜 요건을 갖춘 농업, 또는 다기능성 제공행위에 대한 지불 프로그램 중심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그는 재정의 재배분 과정에서 현재의 직접지불제 용어를 ‘농업기여 지불제’로 전환하자고 제안했는데, 직불이 농가 소득을 보장해 주는 수단이 아니라 ‘농업생산자가 사회에 기여하는 서비스에 대해 정부가 사회를 대표해 지불한다는 점’을 명확히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농지관리 지불 △친환경농업 지불 △농업환경기여 지불 △조건불리지역 유지활동 지불 등을 검토해볼만 하다.

지정토론자인 이태호 서울대 교수는 “시장개방의 완성으로 농산물의 초과공급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대규모로 하기 전에는 농산물을 팔아 이익을 얻기가 어려운 구조가 됐다”며 “시장에서 보상되지 않는 농촌의 공공재적 가치에 대해 정부가 직불제 형태로 보상하는 것이 21세기 주요 선진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중요한 변화이며, 우리나라도 그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불제의 목표로 ‘농가경영 안정, 다원적 기능 함양, 지역다양성의 함양’ 등을 제시한 이 교수는 “농가 특성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설계하되 소농과 신규농, 청년에 대한 배려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속가능한 먹거리로 도시와 농촌, 생산자와 소비자를 잇다
“생산-유통-소비 연결 푸드시스템 모색을”

허남혁 지역재단 먹거리정책교육센터장

선진국 대도시 먹거리계획 다양화
사회적 대안유통채널 확보 논의를

   
 

허남혁 지역재단 먹거리정책교육센터장은 국내 먹거리 정책에 대해 “관할 부처가 흩어져 있다 보니 생산-유통-소비 과정의 연계가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푸드시스템적 관점에서 농업정책과 영양지원정책 간의 연결 메커니즘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런던이나 뉴욕 등 선진국의 대도시들에서도 생산-가공-유통-판매-소비-폐기 단계를 포괄하는 다양한 형태의 먹거리계획이 수립되고 있는 추세다.

전 세계적으로 공공급식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학교급식. 교육적 측면이 결합돼 있어 정책적 효과가 큰 분야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공립학교+사립학교에 대한 정부, 지자체, 교육청의 예산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공공의 예산지원이 명확한 분야다. 지역의 가족소농과 학교를 직접 연결해 학교급식에 로컬푸드를 공급하고 식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이미 중요한 원칙으로 정립돼 있다.

브라질의 경우 2003년부터 지역소농의 농산물을 국가기관이 수매해 학교급식, 공공급식, 저소득층 가정에 현물로 제공하는 식품공공조달프로그램(PAA)을 시행하고 있으며, 2008년 학교급식법에 학교급식 예산의 30% 이상을 의무적으로 지역소농의 농산물 구매에 사용하도록 법제화했다.

허 센터장은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과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소비자의 절반 이상이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위해 사회적 대안유통의 채널을 어떻게 만들것인지 보다 많은 토론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 친환경급식담당관의 김선희 팀장은 “도시 먹거리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섹터가 학교급식을 포함한 공공급식의 영역”이라며 “공공의 영역에서 조달을 바꾸면 시장이 변하고, 시장이 변하면 농업이 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팀장은 “부서간 칸막이 행정부터 골목상권의 문제까지 엄청나게 많은 부분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조정이 쉽지 않다”며 “실현방안에 대한 고민이 좀 더 구체화되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자치와 협동의 농정시스템을 구축하자
“농정 참여하는 농민대표조직 법제화를”

허헌중 지역재단 상임이사

다양한 농민층 이해관계 조정·통합
중앙집권적 설계주의 농정 탈피를

   
 

허헌중 지역재단 상임이사는 ‘자치와 협동’을 주요 키워드로 농정 시스템의 혁신을 주장했다. 그는 “지난 반세기 동안 진행된 정부의 중앙집권적 설계주의 농정을 바꾸지 않는 한 농업·농촌의 위기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지방자치단체는 중앙정부의 위탁사무를 처리하는 데 모든 재원과 인력을 소진, 지역의 특성에 맞는 독자적 사업을 구상하고 실천할 여유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전국 규모의 농민단체들과 품목단체들도 각각의 입장과 이해관계에 따라 각개약진하면서 민관 거버넌스는 매우 형식적인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에 허 이사는 다양한 농민층의 이해관계를 조정·통합하여 농정에 실효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농민대표조직(농업회의소)의 법제화를 제안했다. 지자체와 농민단체가 참여하는 실질적 농정 거버넌스 기구로서 자치농정위원회를 설치하고, 지역사회역량강화센터를 운영해 단계별·주제별 교육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이를 통해 농민의 주체성을 확립하고 자치와 협동의 농정을 담당할 지역 주체를 세워야 한다는 것.

지방분권적 자치농정추진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국가사무와 지방사무를 재조정해 농촌발전정책과 주민생활과 밀착된 공공서비스 등은 지자체에 이양할 것 △국세 일부의 지방세 이전 등을 통해 지방 자주세원을 확대할 것 △직접지불과 리스크 관리 등을 담당할 중앙정부의 지방농정청을 설립해 지자체의 중앙사무 처리인력 및 비용을 덜어줄 것 등을 제시했다.

김기태 협동조합연구소 소장은 “농민대표조직의 경우 이미 다양한 농민조직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모델로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보다 깊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며 “잘못하다간 지역사회에 분란만 야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역에서 농정 거버김넌스가 잘 안되는 이유는 기획력을 가진 민간주체의 부족 때문”이라며 “자치와 협동의 농정이 되기 위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최소한의 자원이나 역량은 무엇이 있고 이를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지 모델이 제시됐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김선아 기자 kimsa@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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