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 측고 인상 현장을 가다 ②전문기술 부족으로 피해 발생 사례

▲ 강준순 만수팜 대표가 운영하는 온실 측고를 기존보다 2.3m 높이면서 환경 개선효과로 인해 생산성이 많이 향상됐다.

국내 업체에 의뢰했다 측고 인상 도중 온실 무너져 내려
신축시공 비용 지출·인상기술 도용소송까지 '수업료 톡톡'
공간 확보로 환경 개선…생산성 향상·인건비 절감 대만족


시설농업은 생산성을 높여야 소득 향상까지 기대할 수 있어 온실을 운영하는 농가에서는 재배기술 습득, 환경 개선 등에 대해 항상 고민한다. 유리온실을 경영한다 해도 고민에 놓여 있으며, 초창기 모델인 한국형 와이드스판 온실의 경우 환경 개선의 필요에 더욱 절실함을 느낀다.

경남 고성에서 파프리카를 재배하는 강준순 만수팜 대표는 지난 2009년 와이드스판 온실의 측고를 기존 높이보다 2.3m 더 높였다. 각각 4950㎡(1500평) 규모 2동의 온실 측고가 예년 3.5m에서 5.8m로 높아지면서 생산량은 확실히 늘었다. 측고 인상하면서 피복제를 유리에서 필름으로 교체했지만 생산성은 눈에 띄게 늘었다.

강준순 대표는 “그 당시에 귀농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유리온실이라 환경제어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그나마 3.3㎡(1평)당 35~40kg을 생산했다”라면서 “그래도 환경을 좋게 만들어야겠다는 판단에 따라 측고 인상을 생각하게 됐고, 온실 측고를 높이면서 단위면적당 생산량은 55~60kg으로 늘었다”라고 밝혔다.

온실 측고가 인상되면서 기존에 했던 2~3번 파프리카 줄기 유인작업을 중단해 작물 스트레스를 줄였으며, 늦은 봄부터 여름까지 천정의 뜨거운 열기를 덜 받아 생장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측고 인상으로 인해 겨울철에는 비용이 다소 늘었으나 환경 개선으로 인건비 절감, 생산성은 확실히 높아졌다”라면서 “공간이 확보된 만큼 생산기간이 더 길어진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강준순 대표는 측고 인상 과정에서 큰 사고를 당했다. 처음 유리온실 1동의 측고인상은 잘 됐으나 2동 째 올릴 때 온실이 무너져 버린 것이다. 당시 네덜란드 기술로 측고인상을 할 경우 303㎡(1평)당 20만~30만원의 비용을 투자해야 했다. 농가들로써는 큰 부담을 느끼는 금액이어서 비용절감을 위해 국내 업체에 의뢰하게 됐다.

첫 1동은 수동 자키로 상승 높이를 한번에 20cm씩 나눠 올리고, 외부에는 전도방지 장치를 꼼꼼하게 설치했다. 덕분에 1동은 무사히 측고 인상이 이뤄졌다. 2동 째 올릴 때 작물 입식시기가 다가오고 경험이 쌓였다는 자만심에 전도방지 장치가 느슨한 상태에서 급하게 진행됐다. 이것이 화근이 돼 측고 인상 도중에 온실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천만다행으로 인사 사고는 면했으나 철골 분해 철거에 1억 원, 재시공에 6억 원 등 신축 신공에 준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그 와중에 측고 인상 기술을 도용했다고 모 업체에서 소송을 제기하는 바람에 법정 싸움까지 벌이는 상황에 부딪혀 정신적 고통은 물론 생각지도 못한 비용 지출까지 생겼다고 한다.

강 대표는 “알지도 못하는 업체가 공사대금 규모인 6억원을 보상하라는 소송에 휘말려 마음  고생이 너무나 심했다”라면서 “그래도 소송에서 승소해 위안을 얻었다”라고 회상했다.

일단 강 대표는 지난 2007년 귀농한지 2년 만에 온실 측고 인상 과정에서 생각보다는 큰 수업료를 지불했으나 온실 측고 인상 자체는 잘 했다고 평가한다.

강준순 대표는 “온실 측고를 높인 다음 확실히 환경이 좋아졌고, 생산성도 증가했다”라면서 “온실 측고 인상을 할 때 얼마나 안전하게 진행하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고, 가능하다면 관련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좋을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이동광 기자 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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