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연합구매 실무팀, 농업용 필름 연합구매 업체 선정과정서
할인율 낮추는 대신 취급조합 수수료 올려 인센티브 더 챙기기도

최근 충남 논산지역에서 실시된 농업용 필름 연합구매사업 과정에서 논산시농협 필름연합구매 실무팀 직원들이 업체로부터 향응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욱이 이들은 업체에 제품 할인율을 인하해주는 대신 자신들이 인센티브 명목으로 받는 취급조합 수수료를 인상했다는 의혹도 함께 받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논산 필름연합구매 실무팀은 지난달 22일 농업용 필름 연합구매 사업자 3곳을 최종 선정했다. 논산과 성주 등 농업용 필름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는 단위농협들이 추가할인율에 대해 협의하고 입찰하는 연합구매를 실시하고 있다. 수주물량 결집과 단체 발주를 통해 가격할인과 양질의 제품을 공급받기 위함인데, 농업용 필름 업체들은 80억원이 넘는 논산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연합구매가 시작된 2005년부터 치열한 로비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연합구매 사업 대상자 선정과정에서도 일부 실무팀 직원들이 룸싸롱에서 향응접대를 받은 사실이 본지 취재결과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농업용 필름 업계 관계자는 “연합구매 사업자로 선정되지 못하면 10%의 위약금을 내고 검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계통판매 참여가 불가능해 접대를 할 수밖에 없다”며 “2009년에는 당시 연합구매 실무담당자가 접대를 요구해 200만원을 쓴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논산지역 농민들의 제품 선택권은 철저히 무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연합구매 사업자는 할인율(60%)과 지역 선호도(20%), 신뢰도 및 성실성(20%) 등을 합산해 고득점 순으로 선정되는데, 평가항목 중 지역 선호도는 지역농협 구매계 담당직원이 임의로 결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논산시 부적면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은 “연합구매를 통해 좋은 제품이 최대한 할인된 가격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재작년에 하자났던 회사가 높은 할인율을 제시해 사업대상자로 다시 선정됐다”며 “좋은 필름을 쓰면 안개도 안 끼고 병도 적게 발생해 금전적으로 오히려 이익을 볼 수 있어 무조건적인 가격할인보다 좋은 제품을 안정적으로 쓰는 게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연합구매 실무팀은 지역농협 구매계 담당직원이 농민들의 선호를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오히려 연합구매 사업자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로비의 대상이 된다는 지적이다. 현재 연합구매에서 실무간사를 맡고 있는 B농협 구매계 담당자는 4년동안 농업용 필름은 물론 농약 구매도 담당하면서 논산지역 계통구매 실세로 불리고 있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연합구매 실무팀은 업체가 제시한 할인율에서 1% 깍아주는 대신 0.7% 수준이었던 취급조합 수수료를 1%로 올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05년 0.2%였던 취급조합 수수료는 2010년 0.7%에 이어 올해 1%로 빠르게 인상된 것이다. 논산시장 규모가 연간 8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약 8000만원이 취급조합 회식비용과 연합구매 실무팀 인센티브 등으로 사용되고 있는 꼴이다.

이와 관련 실무팀 관계자는 “업체 선정이 끝난 후에 업체 관계자들과 회식을 한 사실은 있지만 선정을 대가로 로비를 받은 사실은 전혀 없다”며 “공개할 수 는 없지만 추가할인율은 업체에서 제시한 최고 할인율이 그대로 적용됐고, 취급 조합수수료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기노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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