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으로 전국이 시끄러운 사이에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과 관련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달 3일 합의한 FTA 추가협상 결과 조문화 작업을 완료했으며 내달 중순께 공식 서명할 예정이다. 한·미 FTA 발효가 코앞에 다가온 셈이다. 미 행정부가 7월 이전에 의회의 비준을 받으려 하고 있고, 한국 역시 어느 정도의 반대가 예상되지만 국회 동의는 무난할 전망이다. 국가적으로는 기회가 되겠지만 한국농업 특히 제주감귤 입장에선 위기다.

한 연구팀의 분석에 의하면 FTA 발효에 따른 국내 농림어업의 피해 예상액을 5년차 7279억원, 10년차 1조3162억원 등으로 추산했다. 이를 지역별로 산출한 결과 제주는 10년차 기준 1290억9000만원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더 세부적으로는 감귤주산지인 서귀포시가 706억4000만원으로 제주시 584억5000만원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다.

이같은 결과는 미국산 오렌지 등 과실류에 부과되는 수입 관세가 철폐될 경우 감귤 등의 1차산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답답한 일이다. 한·미 FTA가 눈앞에 다가왔지만 대비책이라는 게 무엇인가. 매년 되풀이되는 당국의 대응책은 오로지 한 가지다. 감산을 통한 적정생산만이 살길이라고. /제주지역본부.
김현철kimhc@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