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창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브레따뉴왕자’ 품질 철저 관리 · 국내·해외 시장서 경쟁력 우위필자는 지난해 말 국내 농산물 수출의 성장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프랑스 채소 주산단지인 서북부 브레따뉴 지역의 농업생산자 조직인 브레따뉴 청과물경제위원회(CERAFEL)를 방문해 성공적인 생산자의 조직화와 브랜드화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 배울 기회가 있었다. 여기서는 개방화와 국제무역의 자유화라는 환경아래에서 우리 농업이 생존하고 성장산업으로 발전하는데 시사점이 될 수 있는 생산자 조직화와 브랜드화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브레따뉴는 프랑스의 서북부 해안지역으로 꽃배추, 토마토, 브로커리 등은 프랑스 제1의 주산지이며, 꽃배추의 경우 프랑스 전체 생산량의 약 70%를 생산하고 있다. 이 지역의 농산물 거래형태는 1960년대까지 농가가 시장에 판매하는 비율보다 중개상이나 산지수집상에게 판매하는 비율이 높아 채소가 과잉생산기조로 전환됨으로써 수급 및 시장가격이 불안정해졌다. 이에 농가가 제값을 받고 수급을 안정시키기 위해 브레따뉴의 소지역 단위를 중심으로 법인형태의 생산자조합을 조직하게 되었으며, 쌩폴레옹지방을 중심으로 조합이 산지경매장 시설을 건설·운영하기 시작했다. 1965년 채소 주산지의 생산자조직을 체계화하고 상품차별화를 통한 국내수요 확대 및 수출시장 개척과 수출증대를 위해 5개 조합을 중심으로 브레따뉴 청과물경제위원회(CERAFEL)를 조직했다. 청과물경제위원회는 쌩폴레옹 지방을 중심으로 3개의 경매장을 건설·운영하였으며, 브레따뉴왕자(Pince de Bretagne)라는 공동브랜드를 만들었다. 그 후 5개 조합의 생산자나 출하업자 모두는 100% ‘브레따뉴왕자’라는 공동브랜드를 사용하여 국내 및 수출시장에 판매하고 있다.청과물경제위원회의 주요기능은 최저가격관리, 품질관리, 수출시장 관리, 마케팅전략수립, 시장분석, 기술분야, 연구분야, 교육활동 등으로 구분될 수 있다. 특히 수출시장의 경우 경쟁력 우위를 점하기 위하여 품질개선에 대한 해외시장 적응 테스트 등을 실시하고 있다. 그 결과 공동브랜드인 ‘브레따뉴왕자’는 국내시장이나 수출시장에서 견본거래나 통명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을 정도로 구매신뢰성이 확고하게 구축되어 있다. 현재 청과물경제위원회의 참여농가는 약 4,300여 농가에 달하고 있으며, 관할 재배면적은 약 70,000ha에 이른다. 참여 조합수는 현재 11개 조합으로 확대되었으나, 중심적인 역할은 초기 설립멤버인 쌩폴레옹 지방의 4개 조합이 주도하고 있다. 그리고 청과물경제위원회는 11개의 조합 이외에도 개인출하업자나 중개상등도 공동브랜드를 사용하고, 공동선과장을 이용하면서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브레따뉴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청과물은 거의 100% 공동브랜드를 사용한다. 현재도 인근 노르망디 지역의 생산자조직들도 계속 참여를 희망하고 있는 상태이다. 프랑스의 사례는 농업생산 및 유통여건의 급속한 변화로 농산물의 구조적인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WTO 가입에 따라 예상되는 농산물 수출의 저가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될 시점에 있는 우리의 농산물 수출전략에 많은 시사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한국농어민신문webmaster@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