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의 전 국토가 가뭄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엇을 낭비한다’는 의미로 ‘물쓰듯한다’는 말을 사용할 정도로 물을 매우 풍부한 자원으로 이해하고 평상시에는 물 부족문제의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심각한 ‘물부족 국가’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약 1,274mm로서 세계 연평균 강수량 973mm의 1.3배이지만, 국민 1인당 연평균 강수량은 약 2,900㎥로 세계인구 1인당 연평균 강수량 26,800㎥의 1/9에 불과하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는 강우량이 지역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고 특정시기에 집중되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해마다 일부 지역에서 집중호우가 있어 홍수피해를 입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용 가능한 수자원이 부족한 물 부족국가이다.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이용가능 수자원의 절반 이상을 농업용수로 이용하고 있으며 농업용수의 90% 이상을 관개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가뭄이 심각해지자 우선 모내기라도 마치게 하자며 공업용수를 농업용수로 전환시키는 미담도 있지만, 농업용수 이용량을 줄이자는 주장도 제기된다. 농업용수의 일부만 절약해도, 우리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까지 있다.그러나 쌀 자급기반 확충 차원에서 농업용수의 안정적인 확보는 적정규모의 농지보전 못지 않게 중요하다. 물 부족 시대에 즈음하여 농업용수의 안정적인 확보문제는 식량정책의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접근돼야 한다.10년 빈도 가뭄대비 논 35.8% 불과봄, 초여름 이앙기에 가뭄이 심한 우리나라에서는 저수지 등을 만들어 전년도 비가 많은 여름, 가을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를 가두었다가 사용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안정적인 영농을 위해서는 적기 적량의 물 공급이라는 영농기술적 측면만이 아니라 저수지, 양수장, 보, 관정 등 다양한 용수원과 도수로, 용·배수로, 배수장, 분배·조절시설 등에 대한 적절한 수리시설 관리도 필요하다. 저수지, 보 등 수리시설을 인공적으로 조성하여 관개하는 수리답은 1999년말 현재 878천ha로 전체 논면적 1,153천ha의 76.2%이다. 그런데 수리답 중 10년 빈도 가뭄에 대비할 수 있는 논은 47.0%에 불과하여 전체 논의 35.8%만이 10년빈도 가뭄에 대비 가능할 정도로 내한능력이 떨어진다. 즉 우리나라 논의 60%이상이 10년 빈도의 가뭄이 발생할 경우 농사가 힘든 상태이다. 게다가 용배수로의 구조물화 비율이 30%미만으로 70%이상의 용배수로가 흙수로 상태로 물의 공급 및 이용과정에서 손실도 많다.수리시설 개보수로 물 손실 최소화따라서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한데, 우선 우리의 물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용수개발의 지속적인 추진이 필요하다. 둘째, 새로운 수자원 개발이 환경파괴 우려가 있기 때문에 기존 수리시설의 이용 효율을 제고할 수 있도록 농업수리시설 개보수 및 보강개발 사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셋째, 물의 합리적인 배분을 통하여 지역적·계절적으로 편중되어 발생하는 물 부족문제를 완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계획에 의한 적량의 물을 공급·배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이를 위한 기초자료를 수집·정비해야 한다. 효율적 물 공급·배분시스템 구축을넷째, 우리나라 이용가능 수자원의 절반이상을 이용하고 있는 농업인 스스로 농업용수의 합리적 이용과 절약을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물 부족시대의 도래, 수리권 거래제도의 도입 등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농업수리권의 확보, 우리의 부족문제의 해결 차원에서 물 관리에 대한 농업인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끝으로 농업수리시설의 현대화, 종합물관리시스템의 구축 등에 대한 중장기적인 투자 계획의 수립과 집행을 통해 물관리의 과학화와 물 손실의 최소화를 도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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