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시대, 농민 생존전략농업의 세계화로 우리 농산물시장도 전세계 생산자들의 각축장이 되어 있다. 가깝게는 중국, 동남아시아, 멀리는 미국에 이르기까지 높은 생산성을 가지고 값싼 농산물을 공급하는 외국 농산물에 의해 많은 국산농산물이 시장에서 퇴출 당하고 있다. 포화된 수요, 생산성 향상 등으로 공급과잉을 더욱 심화시킨다. 값싼 외국산에 우리농산물 ‘퇴출’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개입에 의한 가격지지와 각종 주먹구구식 지원은 시장시그널이 생산자에게 전달되지 못하게 차단하여 자원의 배분을 비효율적이게 하고, 공급과잉을 만성화할 뿐이다. 또한 정부의 재정적 지원은 국제법의 규제하에 놓여 있고 전체 농산물에 걸쳐 나타나는 가격폭락현상을 커버할 만큼 재정이 충분하지도 못하다. 생산자들도 그 동안 정부의 지원과 보상에 익숙해 정부의존적이었으나, 이제는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품목별 전국 생산자조직이 전체적인 수급상황을 고려하여 생산면적을 조정하고, 출하시기 및 품질규제 등을 자율적으로 이루어 적당량의 품질 높은 생산물을 시장에 공급함으로써 제값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품목별 전국 생산자조직 결성을 품목별 생산자조직의 필요성은 인식되고 있으나, 아직 실력 있는 조직은 거의 없다. 농협중앙회에서는 자조금지원제도에 편승해 산지농협중심의 생산자협의회를 구성해 놓았으나,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품목별 생산자와 생산자단체 중심의 조직을 통해 시장에서 해당 품목에 대한 독과점을 형성함으로써 적정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별 소생산자로서는 시장에서 완전경쟁하의 가격수용자에 불과하지만, 품목별조직을 통해 시장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가짐으로써 시장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 물론 일반 독점기업처럼 초과이윤을 추구하자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이 양해하는 한도 내에서 적정수준의 가격이 형성되도록 영향을 미치자는 것이다. 생산량·출하량 자율 조절 가능품목별 생산자 조직이 힘을 갖춘다는 것은 마치 전국적 조직을 갖춘 노동조합에 비유할만하다. 전국적인 조직을 갖춘 품목별 생산자조직의 명령에 따라 생산면적조절, 품질규제 및 출하량 조절 등을 해낼 수 있다면 얼마든지 시장상황의 변화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며, 정부에 의존할 필요도 없게 된다. 이제 생산자들은 품목별 생산자조직을 중심으로 뭉쳐서 시장지배력을 획득해야 한다. 세상이 변했다. 정부의 간섭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고, 시장에서 경쟁력으로 극복해 나가지 않을 수 없는 시대이다. 정부도 변해야 한다. 정부는 농민들이 스스로 시장에 대하여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초여건을 마련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생산자 스스로 시장교섭력 높여야그 중 핵심적인 것의 하나가 농민들의 자율적인 조절을 가능케 하는 품목별 생산자조직을 적극 육성하라는 것이다. 기존의 전국적 조직을 갖춘 농민단체(전국농민회총연맹이나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 등)도 이러한 품목별 생산자조직의 형성과 발전에 적극 기여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생산자조직이 형성되어야 비로서 유통협약이나 유통명령과 같은 자율 수급조절수단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수입개방과 농산물 과잉공급시대에 우리 농업생산자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생산자단체를 중심으로 품목별 생산자조직을 전국화하여 시장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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