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 박사의 동의보감

폐는 차갑고 건조한 공기를 견딜 수 없다. 하지만 그런 공기가 폐로 단번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우선은 코와 기관지를 통과한다. 코와 기관지는 가습기, 히터, 그리고 필터의 역할을 하여 바깥에서 들어온 공기를 습도 80%, 온도 36.5도, 그리고 불순물이 제거된 청정 공기로 바꿔준다.

난방이 너무 과하면
실내공기 더 건조해져
내복 챙겨 입는 게 바람직
나갈 땐 마스크·머플러
손 자주 씻는 습관도


그리고 코와 인후부의 점막이 촉촉하게 살아 있는 한 세균이나 바이러스도 기승을 부릴 수가 없고, 그냥 죽어지낸다.

그러나 겨울철의 차갑고 건조한 공기를 오랫동안 접하다보면 언제까지 그 방어기능이 완벽하게 발휘할 수가 없다. 점막이 말라붙으면 감기 바이러스가 기가 살아서 염증을 일으킨다. 가래가 끈적해지고 불순물을 배출하지 못하게 된다. 찬바람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폐는 충분히 덥혀지지 않은 공기를 맞이하게 된다. 감기는 바로 이렇게 걸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갑자기 날씨가 차고 건조해지면 찬바람 쐬면서 돌아다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외출을 한다면 마스크나 머플러를 사용해서 들이마쉬는 공기를 한 번 더 필터링해야 한다. 작은 몸짓이지만 감기를 예방하는데 분명히 도움이 된다. 날씨가 추우면 내복도 꼭 챙겨 입고, 마스크, 머플러 꼭 준비하자.

감기는 손을 통해서 감염되는 경우가 많으니까 손을 자주 씻는 습관을 꼭 들여야 한다. 특히 씻지도 않은 손으로 코를 후비는 행동, 이게 코감기, 목감기를 일으키는 범인이 될 수 있다. 보기에도 무척 안 좋다. 손가락과 코, 잘 관리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안구건조증, 피부건조증, 목 감기, 기침 감기 같은 질환이 기승을 부린다. 그 이유는 날씨가 건조하기 때문이다. 실외에서는 찬바람을 피하는 것, 실내에서는 건조하지 않도록 하는 것, 이것이 바로 건강한 겨울나기의 핵심이다.

첫째, 난방을 과도하게 하지 않아야 한다. 물론 집안이 추우면 안되겠지만, 여름 온도처럼 올려서도 안된다. 겨울철에 집안에서 반팔 반바지로 다니고, 잠잘 때는 팬티만 입고 홑이불 덮고 잔다, 이거 오버하는 것이다. 가뜩이나 날씨가 건조한데 과도한 난방을 하면 실내 공기가 더욱 건조해진다.

공기가 건조해지면 몸도 건조해진다. 피부에서 비듬이 떨어지고, 가렵고, 눈이 빡빡해지고, 입이 마르고, 입술이 트고, 목에 가래가 붙어있는 것 같고, 코 알레르기도 생긴다. 이 모든 증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적정선으로 난방을 줄여서 공기가 너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과도한 난방 대신에 따듯한 내복을 입는 것, 이게 돈도 아끼고 건강도 지키는 좋은 방법이다.

둘째, 가습을 해야 한다. 집안 전체가 가습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방과 거실에 각각 가습기를 가동시켜야 한다. 특히 밤에 잠 잘 때 가습기를 틀고 자야 아침에 일어나서 기침과 재채기를 하지 않게 된다. 초음파 가습기보다는 가열식 가습기가 더 낫다. 꼭 가습기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방법으로 가습을 할 수는 있다. 방에다 빨래를 널어도 좋고, 수건을 적셔서 널어놓는 것도 좋다. 실내에 있는 화장실이 있다면 문을 열어두는 것도 좋다. 또 거실에 어항을 두거나, 벤자민 고무나무 같이 잎이 많은 식물을 놔두는 것도 좋다.

세 번째, 환기를 잘 시켜야 한다. 겨울철에는 춥다고 창문을 꼭꼭 닫아두고 살기 때문에 실내공기가 먼지와 가스로 오염되기 쉽다. 음식 냄새, 가스렌지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이불 먼지 등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특히 샷시가 좋은 아파트에서 사는 경우, 환기를 제대로 안시켜주면 호흡기가 더 나빠지고, 알러지 증세도 심해질 수 있다. 하루에 두세 번 이상, 5분 이상씩 집안의 창문을 모두 활짝 열어야 한다.

이재성 생활건강연구소 소장
이재성 박사는 2002년부터 2006년까지 MBC라디오동의보감을 인기리에 진행했으며, 경희대학교 및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경희의료원 한방병원에서 전문의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생활건강연구소(www.leejsung.com)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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