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수입업체들이 수입과일 시장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면서 연말연시 성수기인데도 불구하고 공급량은 오히려 줄이고 있는 추세다. 

사과, 배 등 저장과일의 경우 내년을 바라보며 일찌감치 출하를 줄인 만큼 수입과일 비중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최근 연말로 갈수록 오렌지, 포도, 바나나, 파인애플 등 수입과일 소비가 탄력을 받고 있지만 오히려 공급량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델몬트, 돌코리아 등 대형 수입업체들이 현 시장을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현재 주요 대형마트의 경우 과일 판매장의 대부분을 수입과일이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비중이 높지만 이런 현상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더욱이 국산과일이 내년 설을 겨냥해 출하 조절에 들어가면서 반사이익으로 확대된 수입과일 시장이기 때문에 그리 낙관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는 이유도 한몫하고 있다. 따라서 소비가 눌간 하되 지속성이 없는 만큼 저장성이 떨어지는 상품 위주로 시장 출하를 하고 있을 뿐 대체적으로 물량 공급을 자제하고 있는 움직임이다.

신현호 델몬트 유통팀 대리는 “오렌지의 경우 국내 감귤의 상품성이 좋고 가격도 떨어지니 오렌지에 기대를 거는 수입업체는 거의 없다”며 “이것만 보더라도 수입과일 소비 증가는 일시적이기 때문에 신중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바나나와 파인애플의 경우 필리핀 산지 작황이 저조해 수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못하는 것도 공급량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필리핀 주산지에 일조량이 부족해 과육이 형성되지 못하자 수확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오렌지는 캘리포니아 등 미국산이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불안정한 기후 등으로 작황이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주요 수입과일들이 국내 과일 가격과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고 판단, 수입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지 못하고 있다.

유통인들은 내년 초에 수입과일 상품성이 과일 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출하되는 수입과일 상품성은 기대 이하이나 대부분 수입업체들은 1월 초부터 설 이전까지 고품질 수입과일로 국산과일과 경쟁에 나설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유창섭 서울청과 경매대리는 “내년에는 수입과일 상품성이 어떠냐에 따라서 또다시 국산과일값의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영규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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