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채소류 작황호조…시장반입량 느는데 경기침체·신종플루 영향 소비는 안 살아나

연말연시가 다가왔지만 도매시장의 농산물유통은 오히려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예년의 경우 연말연시에는 농산물 소비가 증가하지만 12월 중순을 넘긴 도매시장에서는 이같은 특수가 실종된 상태다. 그럼에도 올해 대부분의 농작물 작황이 좋아 도매시장 반입량도 많은 편이다. 사과, 단감, 감귤 등 대부분 과일 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10%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12월 노지온주 생산량이 144만3000톤으로 지난해 119만3000톤보다 21% 증가하는 등 큰 폭으로 늘었다.

채소류도 생산량 증가로 산지 출하량이 많다. 특히 김장철이 예년보다 일주일 가량 연장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김장채소 출하량이 늘었고 일반 채소 물량 또한 동시에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도매시장 반입량이 증가했지만 소비는 신통치 않아 거래금액은 낮은 수준이다. 11월 한달간 가락시장 거래금액은 과일의 경우 431억4700만원으로 지난해 448억5700만원보다 4% 감소했고 채소는 1758억1000만원으로 지난해 1586억6400만원보다 11% 줄어든 것이다. 

농산물은 물론 화훼류도 비슷한 추세로 그나마 연말을 앞두고 소비가 활성화되는 조짐이지만 예년만 못하다는 데 이견이 없다. 

이처럼 농산물 유통이 침체를 걷고 있는 것은 외식 등 여전히 소비시장이 받쳐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각종 행사가 위축되면서 타격을 입고 있는 실정. 신종플루가 확산되면서 정부와 지자체 행사 대부분이 취소되고 소비자들도 실내활동을 선호하면서 소비가 급감한 것이다.

강석근 가락시장 서울청과 본부장은 “딸기와 같은 일부 품목만 소비가 늘 뿐 농산물에 영향은 적다”며 “올 한해 지속적으로 소비가 위축돼 왔기 때문에 연말이라고 해서 크게 늘어나지 않고 이런 추세는 다음달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조영규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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