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입과일값이 하락해 국산과일 소비 위축이 우려된다.

11월 이후 환율이 안정돼 일부 수입업체들이 수입을 재개하면서 도매가격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대형마트를 비롯해 유통업계들이 수입과일값을 최대 30% 가까이 내리면서 값싼 수입과일 소비가 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가락시장 도매가격을 보면 오렌지는 15kg 상품 평균 2만2500원으로 11월 중순 2만3000원보다 2% 떨어졌고 바나나는 13kg 상품 평균 1만3000원으로 같은 기간 1만4000원보다 7% 하락했다. 또한 포도는 8kg 상품 평균 4만500원으로 같은 기간 4만2500원보다 5% 떨어졌고 자몽은 18kg 상품 평균 4만원으로 같은 기간 5만원보다 20% 하락하는 등 대체적으로 약세다.

수입량 증가…대형마트 등 30%까지 가격 인하
사과·감귤·단감 등 내리막…“약세 지속될라” 걱정

당초 추석을 전후해 고환율에 따른 수입량 부족과 높은 가격으로 국산 과일과 경쟁에서 밀리면서 수입과일 점유율이 낮았으나 11월 중순이후 상황이 급변했다는 게 유통인들의 의견. 특히 대형마트의 경우 국산 과일이 가격 약세로 출하량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올해 재고소진 차원에서 그동안 뒷전으로 밀려있던 수입과일을 전면에 내세웠던 것이 수입 시점과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면서 가격면에서 경쟁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주요 대형마트의 과일매장은 감귤, 딸기 등 일부 있을 뿐 대부분 수입과일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국산 과일값이 배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저단가를 형성하고 있는데 수입과일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당연히 국산과일 소비는 더욱 줄어드는 게 사실”이라며 “그동안 수입과일은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매장 전체를 수입과일로 꾸릴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산 과일값이 약세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불안정한 가격으로 농가 차원에서 출하를 조절해왔지만 수입과일이라는 변수가 등장하면서 소비 위축까지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7일 가락시장에서 사과는 15kg 상품 평균 가격이 2만8980원으로 전주 평균 3만1521원보다 8% 하락했다. 감귤은 10kg 상품 평균 8562원으로 전주 평균 9131원보다 6% 떨어졌으며 단감은 10kg 상품 1만8783원으로 전주 평균 2만1791원보다 14% 하락했다. 유통인들은 이런 추세가 길게는 1~2월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송영덕 구리청과 본부장은 “당장 국산 과일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12월말 연말연시에 선물 등으로 소비가 시작되면 차이가 날 가능성이 있다”며 “그렇다고 출하를 앞당기거나 지연시켜 출하량이 불규칙하게 되면 피해가 더욱 커지는 만큼 점차 변수를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영규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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