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값이 고공행진 중이다.

3일 가락시장에서 신고 배 15kg 상품 평균 가격은 2만8488원으로 전주 평균 2만6309원보다 8% 올랐고 지난해 이맘때 평균 2만1726원보다 31% 상승했다.

최근들어 저장이 마무리되면서 도매시장 반입량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배즙 등으로 소비가 늘어 가격이 강보합세다. 대부분 유통인들은 고품질 상품이 많은 만큼 저장성도 좋기 때문에 연말보다는 설날 특수를 기대하는 농가들이 많아 가격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저장물량 출하 감소=올해 생산량은 44만8000톤으로 지난해 47만톤보다 5%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돼 가격 상승을 기대됐었다.

점차 연말이 다가오면서 저장배 출하가 뜸해져 배값이 상승세를 보냈다. 김장철이 마무리되면서 재고량이 상당해 중도매인들이 물량 확보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가운데 선물세트 등으로 연말·연초 특수에 대한 농가들의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저장 창고 문이 굳게 닫힌 것이다. 최근 시장에 반입되는 배는 대부분 저장 후 남은 물량으로 상품성이 기대보다 낮은 수준이나 출하량 감소로 가격이 높은 편이다.

이천 배 농가 천영석 씨는 “배값이 오를 것으로 봤는데 추석 이후 재고처리에 어려움이 있었고 10월 가격상승에 농가들이 반응하면서 출하량이 일시에 몰려 가격이 하락했던 것”이라며 “12월이 돼서야 전망과 맞아들어가고 있지만 이 역시도 불안하다”고 말했다.

▲감기 예방책으로 배즙 인기=겨울철 날씨로 감기를 예방하기 위한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면서 배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신종인플루엔자의 영향으로 감기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은 배를 활용한 상품 구매에 적극적이다. 따라서 농가들도 이에 맞춰 비상품의 경우 시장 출하보다는 배즙 등 가공업체로 출하 비중을 늘리는 경향이다.

이와 함께 대과와 소과간의 가격 양극화 현상이 뚜렷한 것이 특징이다. 대과종은 김장철에 수요가 집중되는 만큼 최근까지 소비가 늘어나 고단가를 형성했지만 소과종은 대부분 식자재로 납품되기 때문에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소비가 둔화되는 만큼 보합세 내지 약보합세가 형성된 것이다.

박상혁 서울청과 경매과장은 “김장철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대과종 소비가 주춤하고 있지만 출하량도 줄고 있어 가격은 높은 상태”라며 “서서히 고품질 위주로 출하가 이뤄져야 현재 고단가를 이어갈 수 있는 만큼 출하 조절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때가 지금”이라고 말했다.
조영규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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