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농도 천연색소 제조법 개발·염료 표준화해야”

친환경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천연염색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산업화를 위해서는 염색재료의 표준화를 비롯해 많은 개선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본지는 지난 7일 ‘유기섬유-천연염색산업 발전을 위한 간담회’를 갖고 개선방안을 모색했다.

참석자
김병희 숙명여대 교수·유병덕 한국유기심사원협회 교육이사·이수열 농림수산식품부 농촌산업과 사무관·김미희 농진청 농업과학기술원 연구관·김석종 경기도청 세계유기농대회 팀장·이석듄 남양주시청 세계유기농대회기획단 팀장·정재만 약초보감 대표·박정희 천연염색 대표·서종혁 한경대 교수(좌장)

#발제 1/김병희 “천연염료 다양화·적정 매염제 개발 급선무”

천염염색은 인류와 함께 발전해 왔다. 1만5000년 전 알타미라벽화, 라스코 벽화등에 광물성 염료로 철와 유색토가 사용됐으며, 기원전 2500년전 이집트의 투탕카맨 무덤에서는 연색한 적색띠가 발견되기도 했다. 천연염색에 사용되는 염료는 꽃과 잎 열매 뿌리 나무 곤충 조개 흙 숯 재 등으로 다양하다.

우리나라의 천연염색을 살펴보면 1990년 이전에는 수공예를 중심으로 천연염색이 이뤄졌으며, 1995년 이후 산업자원부와 과학기술부 등에서 연구지원이 이뤄지면서 과학적인 염료추출과 데이터가 가능한 염료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됐다.

하지만 같은 색을 낼 수 있는 재현성, 염색공정의 최적화, 색상의 다양화, 염색견뢰도 등의 분야에서 연구가 부진하며, 천연염색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갖춘 곳이 적고 마케팅도 기존 의류시장에 비해 낮은 편이다.

따라서 천연염색이 산업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염료의 다양화 및 적정 매염제 개발, 재현성을 위한 레시피 마련, 제품가격의 조정, 염색견뢰도를 일반공산품 수준으로 유지, 소비자 선호 트랜드에 맞는 색상과 디자인 개발, 친환경염색법 개발 등이 필요하다.

천연염료의 시계시장규모는 약 5조억원 규모이며, 국내시장규모도 5000억원인데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다. 따라서 수입되고 있는 천연염료를 대체할 수 있는 생물자원과 염료추출 및 분리정제기술개발이 필요하다.

또 단순히 천연물에서 색소를 추출하는 것을 탈피해 고농도의 천연색소를 제조하는 방법을 개발해야 하며, 이렇게 할 경우 염료를 표준화해 산업적으로 육성할 수 있다.

#발제2/유병덕 “유기섬유에 천연염료 사용 부가가치 제고”

지난해 세계가 생산한 유기면화량은 14만872 MT로 2007년 5만7932MT에 비해 152%가 증가했다. 증가량의 60%는 기존 생산자가 생산량을 확대한 것이며, 나머지 40%는 새로운 생산자에 의해 생산된 것이다. 이는 유기섬유 시장의 수요확대가 유기면화 생산에 영향을 준 것으로, 인도가 생산량의 50%를 차지하면서 새로운 리더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유기섬유 제품의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2001년 2억4500만달러에 불과했던 유기섬유제품소비는 지난해 34억4600만달러로 늘어났으며, 2010년에는 67억73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유기섬유의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소비자들의 유기 및 친환경제품에 대한 인지도 상승과 맞물려 제조사들이 지속가능한 제품 또는 유기섬유제품으로 전략을 바꾼 때문이다. 또 유기인증제도가 도입·발전되면서 인증기준에 대한 인지도가 확대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유기섬유 인증제도는 GOTS(Global Organic Textile Standard)와 OE(Organic Exchange)로 GOTS는 섬유의 유기성·친환경성·사회적 윤리성 등의 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반면, OE는 유기면화의 생산촉진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국내에도 최근까지 유기인증을 받은 업체가 60개소 가량 있으며, 주로 면화 등 원료를 수입해 완제품 또는 반제품 상태로 미국, 유럽 등지로 재수출 하고 있다. 유기섬유분야에서 천연염료를 사용하게 되면 부가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으며, 염료자체만으로도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종합토론

천연염색업체 공종허가 기준 완화·산지 운영 허가를
고문서 등 찾아 천연염색법 데이터베이스화 작업 중
염색기술 뿐만 아니라 제품 제작·마케팅 교육 등 필요


▲서종혁(좌장)=천연염색은 20여년 전부터 시작돼 동호인들이 많이 참여하면서 산업화 수준에 왔다. 반면 정책적인 관심은 적었던 것 같다. 2011년 세계유기농 대회를 한국에서 개최키로 하고 세계유기농연맹(IFOAM)과 접촉하면서 유기농 섬유 건축 화장품 등의 분야가 세계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분야를 비식품분야로 선진국에서는 10여년 전부터 현재까지 시장이 매년 50% 이상 신장하고 있다. 2011년 세계유기농대회를 개최하는데 이를 계기로 성장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정부에서 조금만 돕는다면 새로운 환경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재만=전 세계가 유기농시장으로 많이 바뀌면서 친환경 쪽으로 가고 있다. 예를 들어 유기농면이 생산량이 늘어나는 것이 좋은 예다. 여기에 화학염색을 대신해 천연염색을 도입하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낼 수 있다.

천연염색은 농업 부산물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어 부가적인 효과도 높다. 예를 들어 배나 양파 등 부산물 이용할 수 있으며, 또 과잉되는 농산물을 활용할 수도 있다. 일례로 쪽 같은 염료식물을 심을 경우 조수익이 쌀보다 5배 이상 높다.

천연염색을 하면서 문제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폐수문제다. 일반화학염색과 같이 취급하기 때문에 공장허가를 내는 과정이 엄청 복잡하다. 천연염색업체에는 기준을 완화해주고, 염료식물을 생산하는 산지에서 공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 주길 바란다.

이와 함께 천연염색과 유기섬유제품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마케팅과 디자인 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며, 이 분야에 대한 낮은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정부차원의 홍보가 필요하다.

▲박정희=2004년 농촌진흥청 사업을 통해 2000만원과 올해 1200만원을 지원받아 강화에서 천연염색 체험장을 운영하면서 올해부터 강화아르미애월드에 제품을 내놓고 있다. 체험행사를 하는데 현재까지 지원된 사업으로는 장소가 좁아 어려움이 있다. 또 손으로 하는 천연염색은 한번 염색을 해서는 물이 빠지기 때문에 생활용품으로 사용하기가 어려워 7~8번 염색을 해야 하는 등 애로사항이 있다.

이에 대해 농진청에서는 지원 후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에 대해 철저히 사후관리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전문가 교육과 같은 실질적인 교육과 함께 안정적인 사업체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바란다.

▲김미희=2001년부터 소규모로 천연염색시범사업을 지원하기 시작해 현재 67개소가 지원을 받고 운영 중이다. 이들에 대해 운영현황조사를 해봤는데 추가지원을 원하는 곳이 많았다.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규모화가 필요하고 이를 위한 재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업에 참여한 곳은 67개소로 대부분 재지원을 원하고 있었다.

기술지도 분야에서는 염색기술 뿐만 아니라 제품 제작과 마케팅 교육을 원하는 곳이 많았다. 따라서 중앙단위교육을 해 갈 계획이다. 지난해 농진청 민영화 논란이 있으면서 이 사업이 잠시 주춤하고 있는데 앞으로 지속적인 추진을 위해 색상 등에 대한 많은 개발이 필요하며 이 사업이 지속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특히 향토산업 육성 지역특화사업 등에서 전통염색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지원이 있을 것으로 보며, 마케팅 디자인 등도 통합사업단 구성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겠다.

천연염색과 관련해 농진청에서는 고문서나 단행본 등에 남아 있는 천연염색법을 데이터베이스화 하고 있고 이를 전문가 집단과 함께 개발가치평가를 하고 있다. 또 구전으로 남아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채록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적재산권의 논란을 피해가면서 세계특허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수열=농촌진흥청과 농업기술센터가 지난 2007년부터 올해까지 제주도에서 한 것이 있는데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9억원이 투입됐는데 7000~8000만원의 수익이 난 것을 조사됐다. 하지만 체험행사 등을 통해 천연염색의 저변확대가 이뤄진 것을 고려한다면 효과가 적지만은 않다는 생각이다.

또 지역특화사업으로 천연염색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자금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 중복투자라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천연염색 산업의 기반마련을 위한 인프라투자라고 봐 주길 바란다. 나주와 함께 안동, 영천 지역에서도 천연염색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신라전통염색육성사업도 추진된다. 지역특성에 맞춰 자치단체가 열의를 갖고 하겠다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볼 것만은 아니다.

▲서종혁=2011년 세계유기농대회와 연계시켜 관련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말해 달라.

▲이석균=남양주는 지난 40년간 수자원 보호와 군사시설 등으로 개발이 묶였다가 최근 개발이 된 지역이다. 이에 따라 도시의 미래를 유기농생태도시로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기농 시장분야가 1차 농산물에 머물지 않고 2차 3차 산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남양주가 세계유기농대회에서 보여 줄 것은 생산에서부터 유통, R&D까지 하나의 갖춰진 유기농시스템이다. 이를 위해 몇몇 품종을 특성화할 계획이다.

남양주는 아직 유휴토지가 많이 있다. 천연염색과 관련해 산양삼과 함께 염색원료로 사용되는 식물을 심는 것을 고려해 보겠다. 또 세계유기농대회에 유기섬유패션쇼를 기획중이다. 이를 계기로 관련산업이 발전하고 남양주가 유기섬유의 세계적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에 대해 업체나 농가가 집중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면 열린 마음으로 열심히 돕겠다.

▲김석종=경기도는 섬유산업 발전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와 맥을 같이 해 하는 부문이 많다. 한수이북에 산업단지 3곳을 조성하고 2014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여기에는 한국섬유연구소와 같은 연구기관을 건립해 관련 R&D를 지원하고, 마케팅 방안을 마련해 발전시킬 계획이다.

여기에 유기섬유발전을 위한 계획을 포함시키기 위해 관련부서와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갖고 있다. 농민소득과 직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진우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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