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서울 서대문 농협중앙회 앞에서는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와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주최로 ‘농협개혁 촉구를 위한 전국농민대회’가 열렸다. 전국에서 모인 수많은 농민들은 개혁에 미온적인 농협의 태도를 성토하면서 농협중앙회쪽에 압류 스티커를 부착하는 등 농협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시했다.

이러한 압류스티커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는 더 이상 농협을 정부와 농협의 손에만 맡겨 둘 수 없고, 농협을 그 주인인 농민의 손으로 돌려 받겠다는 주인의식의 발로다. 한농연은 그동안 농협개혁을 농업·농촌·농민 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고리로 보고 농협법 개정 및 농협중앙회 신·경분리를 위한 올바른 개혁방안 도출에 매진해 왔다.

그러나 농협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자칫 농협 개혁의 기회를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농협중앙회는 이 국면에서 금융지주회사 중심의 자본 배분을 통해 은행 및 금융관련 자회사만 살려내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한 맥킨지 용역보고서를 발표하는 등 임직원들의 기득권 수호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인식이다. 농민조합원을 주인으로 섬기면서 경제사업을 잘하라고 만든 농협이 그동안 돈 장사에 치중하더니 이제는 더욱 신용사업에 치중하는 쪽으로 가려 한다는 것이다. 

농협은 압류스티커에 부끄러워 해야 한다. 농협은 그동안 농민들의 요구에 대해 이런 저런 조건을 내세우면서 개혁을 피해 왔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렇게 넘길 수 있는 상황이 결코 아니다. 농민조합원을 위한 개혁이 아니고서는 더 이상 농협 스스로도 생존할 수 없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농협은 농민들의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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