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노란색 점퍼를 입고 출근하는 모습이 주요 언론에 포착되면서 관심을 끌었다. 지난 3일 이명박 대통령과 뉴질랜드를 방문했을 때 이 대통령이 “왜 농림부 장관이 넥타이 매고 양복 입고 다니느냐”는 지적에서 비롯된 결과다. 지난해 12월4일 이 대통령이 가락시장을 전격 방문, 현장에서 농협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을 때도 곧바로 농협개혁위원회가 만들어졌고 현재 강도 높은 개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대통령의 말은 취임 이전부터 웬만한 프로젝트보다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당선자시절 전남 영암대불공단 ‘전봇대’가 기업 규제의 상징으로 인식돼 관계기관을 긴장시켰던 것도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혹자는 이 대통령이 기업가 출신으로 현장 업무에 밝아 서슴없이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에선 참모진과의 철저한 사전 조율 속에 나온 예정된 발언이란 분석도 있다. 어떻든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수십년 된 관행도 무너지는 양상이라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로서는 대통령이 힘이 센 것인지, 아니면 공직자들의 과도한 눈치 보기인지 도무지 분간하기 어렵다는 여론이다. 

그래서 이번 장태평 장관의 발 빠른 옷 갈아입기 행보를 두고서도 관심거리다. 한편에선 어려운 농촌 현실을 감안해 농어민과 함께 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말을 단순히 의복의 변화를 요구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농어민들은 피부로 와 닿는 농정의 실현을 원한다. 장 장관의 행보가 진정한 농업개혁의 모습으로 인식되길 바란다. 대통령의 말 때문이 아니라 진정으로 농어민과 함께 하는 강직한 관료와 농업정책이 탄생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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