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기 용수 부족, 우수기 홍수 피해 우려 “무리한 사업 추진보다 낙동강 수질개선을”

정부가 4대강 정비사업에 따른 부산시 식수 대체원으로 진주 남강댐을 공급하려하자 갈수기 용수 부족과 우수기 홍수피해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2009년도 주요 정책방향과 핵심 업무 추진계획을 지난달 22일 청와대에 보고하면서 ‘부산·경남 광역상수도 개발사업’추진 의지를 밝혔다.

부산과 동부경남지역 식수문제 개선을 위해 기존 남강댐 운영수위를 41m에서 45m로 높여 하루 107만㎥, 함안·창녕 등 낙동강 하류 강변여과수를 개발해 하루 35만㎥의 식수를 확보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남강댐 용수공급 증대에 1조3000억원, 강변여과수 개발에 2000억원, 광역상수도 건설에 1조3000억원 등 2조8000억원이 2012년까지 투입될 예정이다.

그러나 12월 현재 남강댐 저수율은 18.9%다. 올해 장기가뭄에 강수량이 평년수준의 절반인 839mm에 머물렀기 때문이지만, 평년 저수율도 32% 정도다. 만수위 수용량은 약 2억9970만톤인데, 현재 5600만톤이 겨우 차 있다. 가뭄이 계속되면 하루 2㎝씩 수위가 낮아져 내년 3월경 식수 질이 나빠질 수 있다.

이에 남강댐 유입량이 한정돼 있는데 운영수위만 높여서 어쩌겠다는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며, 안전상의 문제와 상습침수지의 홍수피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남강댐 운영수위를 45m로 높이면 현재의 계획홍수위(홍수 때 최대한 물을 담을 수 있는 수위) 46m를 1m만 남기게 된다. 계획홍수위가 적어도 51m로 높아져야하지만 국토부는 댐을 높이는 방법 대신 방수로를 확장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기상이변으로 지리산에 갑작스런 집중호우가 잦아지는 상황에서 우수기에 남강댐 본류나 사천만쪽으로 방류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바로 진주시 농업인과 사천시 양식어업인들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반대로 갈수기엔 방류량이 줄어 하천 하천유지수가 줄고, 집단화 돼 있는 시설하우스 농가들의 농업용수 부족현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에 신정호 한농연경남도연합회 정책부회장은 “가뜩이나 우수기엔 남강댐 방류방향 때문에 진주·함안·의령 농업인과 사천 어업인들이 신경전을 벌이고, 갈수기엔 시설하우스농가들이 용수난으로 고통 받고 있다”며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지 말고 낙동강 수질개선에 집중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구자룡kucr@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