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비 올랐어도 수익성 더 높아, 수입 바이어 단가조정 요청 쇄도

환율인상이 국내 농·식품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농·식품 수출업체들에 따르면 환율인상은 품목에 따라 파급영향이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인상으로 수출대금 원화 환산 금액이 올라가는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포장재 등의 원자재 가격과 항공·선박물류비 인상은 부담이라는 것이다.

환율의 경우 지난 2일 1달러 기준 1223원 100엔 기준 1157원 수준으로 연초 대비 20% 이상 올랐다. 이에 따라 수출업체들은 원화실적이 호전되는 긍정적 효과와 함께 수입 바이어의 단가조정 요청이 쇄도하는 등의 부정적 상황을 동시에 겪고 있다.

품목별로 볼 때 김치와 파프리카 등이 환율상승의 긍정적 실적을 누린 반면 인삼은 대부분 업체들의 수출이 연초와 연말에 집중되는 특성상 올해 신규 계약의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김치의 경우 환율인상이 지금까지는 긍정적 효과가 큰 품목으로 꼽힌다.

대상FNF 종가집 김치 박장휘 팀장은 "유가인상에 의한 선박 물류비와 포장재 등이 올랐지만 환율인상이 전반적으로 수출실적 제고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환율인상이 운송료 20%와 포장재 5% 정도의 상승비용을 초과한다는 것이다. 박 팀장은 다만 "지난해 수출가격을 10% 정도 올렸는데 요즘 일본 바이어들이 단가 조정을 요청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파프리카도 환율인상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대부분 농가들이 종자와 배드, 양액비료 등을 수입하는데 생산비가 올라도 환율상승에 의한 매출효과가 높게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연간 500만 달러 이상 수출하는 오션그린 이종우 사장은 "현재 파프리카 재배 29농가와 연계해 수출하는데 생산비가 올랐어도 환율인상 20%를 감안할 때 수익성은 더 높다"고 분석했다.

평창 진부에서 파프리카 하우스 9700㎡를 경영하는 윤석환씨는 환율인상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100엔당 895원으로 상자(5kg)당 2400엔을 받으면 2만1480원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같은 가격을 받아도 2만6760원이어서 소득이 19.7% 오른 셈이다.

이에 반해 인삼은 환율인상 효과가 미흡하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대부분 수출이 연초와 연말에 집중되기 때문이라는 것. 연간 200만 달러 이상 수출하는 우신산업 황광보 사장은 "인삼채굴이 집중되는 9월 이후 제품을 생산해 연말이나 연초에 수출하는데 1달러 900원 선의 환율을 기준으로 단가가 정해져 이미 수출이 끝났다"며 "올해는 환율이 오른 상태에서 단가를 책정하므로 오히려 바이어들의 계약물량 축소 등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농·식품 종합수출업체인 삼진글로벌넷㈜ 방관혁 상무도 "농·식품 수출은 대부분 바이어 주도시장이어서 환율이 오를 경우 당장 단가조정 압박이 쇄도한다"며 "품목에 따라 환율상승의 파급영향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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