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이랜드그룹이 쌀 시장왜곡을 조장하는 쌀카드깡으로 질타를 받은 가운데 이번에는 쌀 할인판매로 물의를 빚고 있다. 이 업체뿐 아니라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도 각종 쌀 기획전을 열어 20kg 한포대당 3만9700~98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현재 산지 조곡값이 올라 각종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최소 4만1500원은 받아야 하는 물량이다.

이 같은 사례는 지난 2005년 11월, 2006년 2월 등 롯데마트와 이마트 등 대형유통업체에서 버젓이 자행됐고, 이때마다 농민단체들의 질타와 경고를 받은 바 있다. 올 초에는 이랜드에서 불법형태의 쌀카드깡까지 나타났다. 검찰수사는 물론 농민단체들의 비난이 채 가시기도 전에 최근 또다시 쌀 저가 판매가 이뤄졌다는 것은 반농민적 행태를 그대로 드러낸 사례라 할 수 있다. 산지 조곡물량이 달려 모처럼 쌀값 상승을 기대했던 농민과 미곡종합처리장(RPC)으로서는 실망과 분노를 금치 못 할 일이다.  

이런 대형유통업체들의 쌀 부정유통과 할인판매 등으로 직접적 피해를 보는 대상은 쌀농가들이다. 시장가격 자체가 왜곡돼 제값을 받을 수 없는데다 우리 쌀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일시적으로 싼 값에 쌀을 구매할 수는 있어도 농민들의 수취값은 낮아질 수밖에 없고, 무엇보다 쌀을 포함한 일반 농산물의 미끼상품이 일반화돼 농업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쌀 시장왜곡과 농민소득 감소라는 치명적 문제가 발생하는데도 농식품부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다. 농식품부는 우리쌀 소비촉진 이전에 이러한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발벗고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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