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가 겨울나기

2006년 12월. 매년 맞이하는 겨울이지만 축산농가에게 올 겨울은 여느 때보다 길고 험난하게 느껴지고 있다. 한미 FTA 협상과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 사료 및 면세유 가격 상승,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와 브루셀라 그리고 소모성 질병 등 농가들을 괴롭히는 질병까지 대내외적인 악재가 계속된 한 해였기 때문이다. 올 겨울을 맞는 축산농가들의 모습과 대내외적인 변화 그리고 현장 목소리를 들어보자.

미 쇠고기 수입 재개…한우·돼지값 ‘불안’브루셀라·PMWS에 AI…온갖 질병에 몸살사료·면세유값 뜀박질까지 농가 ‘죽을 맛’ 지난 10월 30일 미국 캔자스주 아칸사스시에 위치한 크릭스톤 팜스 작업장을 거친 미산 쇠고기 9톤이 2년10개월만에 국내에 상륙했다. 국회, 소비자·축산단체 등으로부터 미산 쇠고기의 불안전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한국 시장 점령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들어온 것. 세 차례에 거쳐 들어온 미산 쇠고기는 뼈조각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는 등 양국간 수입위생조건을 위반한 사례가 나타나면서 반송·폐기조치됐지만 축산농가들에게는 여전히 두려움의 존재이다. 한우와 돼지고기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매년 추석 전에는 한우가격이 상승세를 보였지만 농림부가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공식선언한 후 9월 8일 508만6000원이었던 가격이 486만8000원(19일)까지 하락하는 등 한우가격은 물론 돼지가격의 하향세에 언제든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요인이다. 2004년 2월 이후 잠잠했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최근 전북 익산과 김제에서 발병해 171농가에서 가금류 112만1000수가 살처분되는 등 양계농가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발생직후 육계시세는 1050원에서 713원(12월 15일 기준)까지 떨어졌고 유통업체 판매량도 60% 하락하는 등 소비하락은 물론 양계산업의 존폐 위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우농가와 양돈농가를 괴롭히고 있는 브루셀라와 PMWS 등의 소모성 질병도 농가들의 농장 경영의 장애요인이다. 가축의 기본 생활을 영위하는데 사용되는 사료 및 면세유 가격 상승도 농가들에게는 악재이다. 올 초 톤당 140달러였던 옥수수 가격이 최근 206달러(18일)까지 급등하면서 사료업체들이 경영난을 호소, 지난 11월 약 6%의 사료가격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곡물가격이 여전히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업체들은 내년 2월 추가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양돈농가와 양계농가가 보온을 위해 많이 사용하는 면세유의 경우 가격도 급증했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면세유 가격은 휘발유·실내등유 60~70원(리터, 면세가 기준), 경유 70~80원, 벙커씨유 60원, LPG 60~70원 정도 올랐다. 면세유와 사료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농가 경영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이현우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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