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농민들, 생계안정자금 등 인상 ‘목청’

지난 3일 전북 김제에서 처음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병한 후 전남과 충남겫? 경기 등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살처분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농민들이 보상가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제시 용지면 장신리 농민들은 지난 17일 현재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보상가는 현실을 외면한 처사로 살처분에 응할 수 없다며 한때 매몰처리를 거부하며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보상가가 적어 살처분 보상비와 생계안정자금 등을 현재보다 배 이상으로 올려줘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목소리. 이 과정서 닭 살처분을 앞둔 한 농민이 음독자살을 기도했으나 다행히 목숨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제시 농민들은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고 나면 최소 1년 정도는 판로 확보도 어렵고 제값 받기도 힘들다”며 “가뜩이나 심각한 상황임을 감안해 생계안정자금도 이에 맞춰 1년 치는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21주된 산란계의 경우 농민들은 2만1000원대를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는 9000~1만원대를 적정 보상가로 분석하고 있다.

정부는 ‘주의’에서 ‘경계’로 국가 위기를 한 단계 상승시키면서 전라도에 한정됐던 ‘경계’ 경보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런 가운데 AI 확산의 주범은 닭이 아니라 오리라는 연구결과가 제기돼 관심을 모우고 있다.   

미국 국립과학원보 최신호에 발표된 ‘동남아시아 지역의 고병원성 AI발생사례 분석’보고서에서 세계식량기구(FAO)연구팀은 “닭보다는 오리, 사람, 논이 태국과 베트남 고병원성 AI발생의 주요 원인이고 아마도 캄보디아와 라오스 같은 동남아시아 지역 여타 국가에서도 마찬가지 일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오리 방목패턴과 벼 경작지 간에 큰 연관이 있다고 지적한다. 오리는 주로 수확한 논에 남은 쌀을 먹고 살고 벼수확 패턴에 맞춰 여러지역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AI바이러스 발생 및 노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보고서는 실제 AI발생이 동남아시아 지역가운데 집약적인 오리농업을 실시하는 지역에 점점 국한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오리에 대한 방제가 철저히 이뤄지면 AI발생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실제 2005년 태국에서는 오리에 대한 건강증명서를 제출토록 하고 오리의 가내사육을 늘리면서 고병원성 AI의 전파가 차단돼 2005년말 이후 태국은 간헐적으로 AI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도 오리가 주로 서식하는 메콩강 삼각주지역에 백신접종을 실시한 결과 AI발생이 현저하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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