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불경에 ‘만병 고치는 식물’로 기록, 항암효과 등 기능성 성분 속속 밝혀져

“세상 모든 꽃들이 사라지고 없을 때 비로소 그 꽃봉오리를 피우는 것이 비파입니다. 아직  뛰어난 효능이 잘 알려지지 않아 시장이 크게 형성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농업과 가공산업을 이어주며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비파에 푹 빠져 벌써 30여년째 비파전도사를 자청하고 있는 정재남(49고흥군 고흥읍 등암리) 씨의 자신감 넘치는 말이다.

정재남 씨의 말처럼 비파는 최근 항암효과 등 그 효능이 속속 밝혀지면서 새로운 틈새작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아열대성 작물인 비파는 고흥, 완도, 장흥 등 우리나라 남해안 지역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다. 겨울철에 접어드는 11월에 꽃이 피어 5월말부터 살구만한 크기의 샛노란 열매를 수확한다. 이 시기는 기온이 낮기 때문에 병해충의 위험이 없어 친환경재배가 쉽다.

인도의 불경에서는 비파를 ‘생물체의 만병을 고치는 식물’로 기록하고 있으며, 3000여년 전부터 약재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비파잎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아미그달린이라는 성분은 항암효과가 뛰어나다.

정재남 씨는 “아직 비파를 재배하는 농가도 적고, 비파를 아는 소비자도 별로 없지만 헛개나무나 황칠나무, 옻나무처럼 큰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장흥 등 일부지자체에선 비파가공공장을 비롯해 대단위 비파 생산단지를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씨는 “비파는 버릴 것이 전혀 없는 작물”이라며 “잎은 기능성차로, 열매는 생과로 판매가 가능하며, 높은 가격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씨의 말처럼 이미 십수년전부터 비파가 대중화된 일본에서는 비파음료, 잼 등 십여가지 가공품이 개발돼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끝으로 정씨는 “현재 고흥지역 15농가와 함께 비파영농조합법인을 구성해 비파확대에 나설 것”이라며 “비파는 다양한 가공식품으로 개발이 가능해 무궁무진한 부가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국내는 물론 일본 등 해외시장 진출도 도전해 볼 만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안병한anb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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