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한미 양국 FTA 비준에 걸림돌이었던 쇠고기 문제가 합의됐다며 기뻐했다고 한다. 더구나 이 대통령은 “FTA가 반드시 체결돼야 한다는 한국과 미국 상공인들의 강한 집념 때문에 양측 대표들이 합의할 수 있었다”며 미국 주요 CEO 초청 라운드 테이블 간담회에서 감사의 뜻을 표하고 한미FTA가 비준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새 정부가 모든 규제를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글로벌 스텐더드에 가깝게 바꾸려 하고 있다고 피력했다는 소식도 전해온다.

그날 국내에서는 정부 당국자들이 미국과의 쇠고기 검역회의의 쟁점사항을 합의하고 바로 미국에 있는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 같다.

국회에서는 김원웅 통일외교통상위원장이 17대 국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위해 다음 달 초 청문회를 열기로 하고 한나라당과 민주당간의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 일정을 조율했다는 것이다. 한미 FTA에 찬성하는 의원 75명으로 구성된 의원 단체인 ‘국회 FTA 포럼’도 이달 28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세미나를 열고 비준동의안의 17대 국회 중 처리를 강하게 요구한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지난해 국정조사 요청은 간 곳도 없다.

이렇게 정부와 국회가 모두 한미FTA 처리에 혈안이 되어 있다. 더구나 18대 국회에는 한미FTA 재협상이나 협상결렬을 주장할 의원도 몇 안된다. 아무런 대책도 제시하지 않은 채 말이다. 이럴 때 대한민국의 농민, 어민, 영화인, 문화예술인, 정규 및 비정규직 노동자, 보건의료 종사자 등 한미FTA로 피해를 입을 대상자들이 대선과 총선에서 누구를 찍었을 지 궁금해 진다. 이젠 농어민들도 정치와 선거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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