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오 농림수산식품부 소득안정추진단장

양평군 옥천면 용천리 ‘가을향기 용천된장’의 김영환 사장은 한국벤처농업대 7기 동기생으로 13년 전 귀농을 했다. 귀농 첫해 쌀, 콩, 약간의 고추를 생산했는데 수입도 약간 밖에 안됐다. 그런데 어느 날 마을 어른들이 농사지은 콩으로 메주를 만들어 장날에 내다파는 것을 보니 콩보다 약 2배를 받는 것을 알게 됐다. 메주를 만들어 시장에 팔려고 했지만 차마 용기가 없어서 메주로 팔지 못하고 된장을 담고 말았다. 된장을 만들어 보니 메주로 파는 것보다 수익이 더 높았다. 그냥 콩으로 팔면 2500원인데, 메주로 팔면 5000원이 되고 다시 된장을 담가 팔면 1만원의 수익이 나왔다. 이후 된장에 전념한 그는 우리나라 최초의 유기농산물 된장 인증을 받았고 된장사업도 성공했고 ‘부자농부’란 책의 주인공 중 한 사람이 됐다.

현명농장 이윤현 사장은 화성시에서 2만2000여 평의 배 과수원을 경영하고 있다. 화성시에서 저농약 품질인증 1호를 받은 배는 유명 백화점에 높은 가격으로 팔린다. 매년 배꽃축제와 시식회, 배꽃 인공 수정 체험행사도 갖고 음악회도 열린다. 배즙, 배고추장, 배김치, 배캔디 등 배를 이용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으며 40여건이 넘는 특허와 실용신안등록을 갖고 있다.

농산물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공급부족의 시대에서는 이제는 농산물 공급과잉 시대로서 소비자가 시장의 주도권을 갖는 소비자의 시장이 되었다. 더욱이 외국 농산물의 수입도 늘어나 국내시장에 적지 않는 영향을 주고 있다. 국내농산물은 그만큼 가격 경쟁이 심화된 것이다. 또 소비시장은 질적으로 변하고 있다. 고급시장 즉, 명품시장이 확대되고 편의성, 기능성이 있는 식품이 선호된다.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친환경농산물 등 웰빙(참살이) 식품의 수요가 증가되고 있다. 농산물소비도 단순한 의, 식, 주의 식이 아니라 감성화, 패션화 되고 있다. 열등재로 한 때 취급받던 고구마가 최근 인기 상품이 됐다.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고, 포장의 패션, 브랜드화로 웰빙 식품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변화되고 있는 농업의 패러다임, 그리고 농산물 소비시장에 농업인들은 보조를 맞춰야 한다. 클라크는 산업을 분류하면서 농업을 1차 산업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농업은 더 이상 1차 산업이 아니라 1차, 2차, 3차를 모두 합친 6차 산업이 돼야 한다. 생산위주의 농업이 가공, 유통, IT, BT, 문화, 예술 등과 결합되면 6차 산업이 된다. 돈버는 산업이다. 가을향기 된장에서 보듯이 단순한 콩 생산 판매를 벗어나 된장으로 가공해 판매하니 부가가치가 4배나 증가했다. 현명농장도 가공제품을 개발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축제와 음악회 등을 통해 감성마케팅으로 소비자의 충성심을 높이고 있다.

고려시대 청자도공의 명품정신, 철갑 거북선을 만든 충무공, 더 월드프로젝트를 만드는 두바이의 창조정신을 우리 농업인들이 적용한다면 농업도 돈버는 6차 산업, 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올리는 산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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